장윤기 사건 보고도 보완수사권 폐지?…국민의힘, 與 폭주 막을 대책있나
입력 2026.07.13 06:00
수정 2026.07.13 06:00
국민의힘, 13일 의총서 대책 논의 전망
소수 야당 한계 뒤집을 무기는 '여론전'
"대체 법안 당론 추진해 與 막을 것"
野 지적에 민주당 일부서도 우려 확산
국민의힘 의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시작 전 회의장 앞에서 일방적인 원 구성과 검찰 보완수사권 졸속폐지에 대해 항의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당이 예고한 대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나섰지만, 여론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장윤기 살인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수사 독점이 자칫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소수 야당으로서 한계를 대국민 여론전을 통해 뒤집을 수 있다고 판단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13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원내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원구성 협상과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대응책에 대한 당내 의견을 모을 전망이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오는 17일을 원구성 데드라인으로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은 '원구성 재협상' 전까지 야당 몫인 7개 상임위원장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탓에 진척 있는 대응책이 마련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오히려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해 당의 대여 공세 방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는 지난 9일 국회 의안과에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당은 사실상의 당론인 이 법안을 이르면 내달 중순 이전에 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에 보완수사요구권을 부여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1개월 이내 수사기관이 보완수사를 완료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담겼지만, 경찰의 독점 수사권에 대한 우려는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일부에서도 나오는 실정이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막기 위해 원내에서 여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우선 당의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을 부각하기 위한 대체 법안 추진이 대표적이다. 원내에 따르면, 당은 보완수사권 존치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향후 법안이 마련되면 의원총회를 거쳐 당론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데, 사안의 시급성 때문에 당론으로 먼저 추진하고 향후 법안을 발의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한 원내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보완수사권을 폐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고, 당론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며 "법안 발의와 당론 추진은 선후가 바뀔 수도 있는데, 우선 의원총회에서 논의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한 탓에 '보완수사권 폐지'와 배치되는 국민의힘의 법안이 관철되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법제사법위원장도 여당 소속이기 때문에 상임위 차원에서 막힐 가능성이 높지만, 국민의힘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 보완수사권 존치 법안도 여론전을 위한 수단으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가 민주당의 8·17 전당대회와 연계되면서 철회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국민 여론이 우려에 기울면서 기회라고 보는 상황이다. 당초 이 사건은 경찰이 '일반 살인죄'를 적용해 송치했지만,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추가 증거를 확보해 '강간 살인죄'로 기소했다. 여기에 장윤기의 아버지가 현직 중간 간부급 경찰관이라는 배경과 담당 수사팀의 증거인멸 및 수사기밀 유출 등 의혹도 검찰 보완 수사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장윤기 사건으로 인해 우려 목소리는 인지하는 만큼,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법안을 검토해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보완수사 요구권과 시정 조치권, 재수사 요구권 등 경찰 수사를 견제할 방안이 있다고 하지만, 여권 일부에서 국민 여론과 배치되는 해법을 제시하면서 우려는 증폭되는 실정이다.
최강욱 민주당 전 의원은 경찰의 수사가 미흡하면 검사가 언론에 알리면 된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여권 일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을 두고 검찰의 여론전이라는 주장도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8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부화뇌동하는 검사들의 언론플레이를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방송인 김어준씨도 장윤기 사건 보도가 집중되는 이유가 보완수사권 존치를 위한 여론전이라는 취지로 거들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 여당 일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국민 여론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까지 나오자, 여론전을 강화하면 전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당초 검찰 개혁 문제는 사안이 복잡해 국민을 설득하기 쉽지 않았지만, 장윤기 사건이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한 원내 핵심 관계자는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직접적인 피해는 모든 국민에게로 돌아갈 수 있지만,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앞뒀기 때문에 야당의 지적을 하나도 듣지 않고 있는 상태"라면서 "아직 많은 국민이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만큼,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을 수 있을지 설명하고 부각하는 여론전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원내에서도 여권이 정치적 의도 때문에 장윤기 사건을 축소하는 것에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검찰이 장윤기 사건을 고리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는 여당과 김씨를 향해 "'흔한 일' '단순 증거인멸'로 축소하려는 이들이 정치 한복판에서 여론을 호도하는 사실 자체가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도덕성과 공감 능력이 얼마나 바닥까지 무너졌는지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여론전은 단순히 국민만을 향한 것은 아니다. 여당 일부에서 점차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국민의힘은 당의 합리적인 우려 표명이 '신중론자'가 목소리를 내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소수 야당으로서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을 막기는 역부족이지만, 여당 일부에서도 목소리를 함께 내준다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곽상언 민주당 의원이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한 경찰 수사권 독점 부작용을 지적한 이후, 이소영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우리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심 대결 소재로 이 중대한 문제를 가볍게 소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평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여당 일부에서도 우려하고 있지만, 목소리를 쉽게 낼 수 없는 상황 아닌가"라면서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정식 당론은 아닌데, 그만큼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라도 목소리를 내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위험성에 대해 계속 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