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못 내는 북극항로 시범운항, 화주·선사 ‘이익’ 담보돼야
입력 2026.07.09 15:31
수정 2026.07.09 15:31
제3회 친환경 북극항로 포럼 개최
시범운항 전 선·화주 확보 문제 짚어
정부 지원에도 선박·화물 확보 어려워
“불안정성 감내할 만큼 이익 보장해야”
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부산항만공사, 극지연구소,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공동으로 ‘제3회 친환경 북극항로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북극항로 시범사업 성공 여부는 결국 화주와 선사의 이익이 얼마나 담보되느냐에 달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는 9월 시범운항을 앞두고 지지부진한 사업이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화·선주에 대한 실리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부산항만공사, 극지연구소,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공동으로 ‘제3회 친환경 북극항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정영두 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 북극항로종합지원센터장은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성공시키기 위한 핵심 과제로 화주와 선주가 경제적 이익을 확신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꼽았다.
현재 해진공은 선박 확보를 위한 금융 지원과 선·화주 간의 긴밀한 소통을 이끄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북극항로 활성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 센터장에 따르면 현재 해운 현장에서는 벌크선에 비해 컨테이너선 북극항로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 시범운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컨테이너선 운항 시 발생하는 막대한 적자와 손실 부담 때문에 선사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센터장은 “학계와 연구소 등에서 제시하는 친환경 쇄빙·내빙 컨테이너선 개발 등 장기적 비전은 긍정적이지만, 당장 올해 안에 배를 띄워야 하는 선사로서는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진공이 올해 초부터 선사들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조건의 금융 지원과 정부 차원의 통 큰 보조금 지급을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사들은 신규 선박 발주를 꺼리고 있다.
정 센터장에 따르면 북극항로용 선박은 일반 선박에 비해 건조 비용이 약 2배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북극항로를 운항하지 못할 경우 다른 항로에서 활용하기 어려워 범용성도 떨어진다. 이에 대안으로 중고선 도입이나 배를 빌려 쓰는 용선 방식도 검토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전천후 운항이 가능한 최고 수준의 쇄빙선보다는, 겨울철에는 남방 항로에 투입하고 여름철에만 북극항로를 운항할 수 있는 범용성 높은 가벼운 내빙 선박을 선호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우리 선사들이 도전적으로 북극항로에 진입할 수 있도록 유연한 선박 운영 환경과 패키지 형태의 맞춤형 지원 제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는 물류업체 의견도 일치한다. 성경제 LX판토스 해운마케팅 팀장은 “기온에 의해 파손되는 화물만 아니면 북극항로는 품목이 상관 없다. 다만 특정 물품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화주가 운임 지불할 요인이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극항로는 수에즈나 희망봉보다 리드타임(운항 시간)은 짧고 운임은 높다”며 “결국 화주가 짧은 리드타임과 높은 운임 사이 감당 가능한 수준의 운임이 지불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부산항 관점에서 북극항로라는 물리적 대전환을 계기로 싱가포르 등 경쟁 항만을 넘어서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정밀한 환경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중국 상하이나 일본 하코다테, 러시아 등 주변국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연료 공급 인프라 구축 등 화주들이 반드시 부산항을 찾을 수밖에 없는 독보적인 유인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