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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칠 기장군 장안읍이장협의회장 "수십년 원전과 공존, SMR은 생존이자 미래"[원전 후보지 현장②]

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입력 2026.07.08 07:00
수정 2026.07.08 07:00

SMR, 확률 낮은 APR 대신 택한 현실적 대안

이익 공유 통한 주민 합의로 갈등 봉합

제사보다 숟가락 챙기는 근시안적 태도 경계

지난 2일 김형칠 부산 기장군 장안읍이장협의회 회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장안읍이장협의회 제공

"기장에 원전이 들어온 뒤로 우리는 수십년을 원전과 밥 먹고 살았다. 이제 SMR(소형모듈원자로)은 단순한 유치가 아니라 우리 마을의 생존이 걸린 미래다."


부산 기장에서 54년째 터를 잡고 살아온 김형칠 장안읍이장협의회장은 단호하고 절박함이 담긴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반세기 이상 원전과 함께 살아온 그에게 원전은 공포의 대상이 아닌 지역 경제의 근간을 지탱해 온 '동반자'였다. 하지만 최근 기장군민들이 체감하는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원전 운영허기 기간 만료로 전력 생산이 멈추니 발전소에서 나오는 법적 지원금 자체가 반 토막이 났다. 예전에는 마을 살림을 꾸려가던 예산이 대략 1억원이었다면 지금은 3000만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지면서 마을 타격이 엄청났습니다. 이장협의회 회의를 할 때마다 지원금 문제로 곤욕을 치르며 뼈저리게 느꼈다. SMR 유치 확정 소식에 군민들과 단체장들이 이토록 환호하는 건 그만큼 우리가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는 방증이다."


그는 이번 SMR 유치 성공의 비결을 '확률을 계산한 철저한 실용주의'라고 자평했다. 대형 원전 유치는 기장군 입장에서는 사실상 '확률 0%'에 가까운 도박이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이미 정부 계획이 잡혀 있거나 부지 확보가 완료된 타 지자체와 경쟁하기보다 우리 실정에 맞는 확실한 카드를 쥐는 것이 급선무였다는 것이다.


"대형 원전 유치에 목매는 건 확률 없는 싸움에 매달리는 바보 같은 짓이라 생각했다. 우리는 철저히 기장에 적합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그 답이 바로 SMR이었다. 무리하게 욕심부리지 않고 우리 손에 잡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인근에 걸린 소형모듈원전(SMR) 후보지 선정 환영 현수막.ⓒ데일리안 임은석 기자

유치 과정에서 가장 큰 산이었던 '주민 수용성' 문제는 이익 공유라는 방식으로 풀어나갔다. 자연부락과 새로 유입된 아파트 주민 간의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기장군 이장협의회는 앞장서서 설득에 나섰다. 특히 민감한 문제였던 5㎞ 반경 내외의 지원금 배분 비율을 기존 6대 4에서 5대 5로 조정하며 먼저 양보를 택한 것은 '함께 잘 살자'는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결정적인 한 수였다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생각의 차이가 컸지만, 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니 길은 보였다. 내 몫을 조금 떼어주더라도 갈등을 봉합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그러니 주민들도 마음을 열었다. 주민 내부에서 동의가 이루어지니 외부에서 반대할 명분도 사라지게 됐다. 밖에서 원전을 두고 '오염'이니 뭐니 하며 공포를 조성하는 소리를 들으면 정말 듣고 싶지 않다. 정작 여기 사는 우리는 원전과 밥 먹고 살며 아무 문제 없이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데 말이다."


그는 타 지자체에서 거론되는 '현금성 지원' 공약에 대해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선심성 정책보다는 진짜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우선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제사 지내기 전 숟가락부터 챙기려 하지 마라'는 말을 저는 자주 한다. 현금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 전국 원전 지역이 다 현금 달라고 하면 국가 살림이 어떻게 되겠나. 법적으로도 쉽지 않은 일다. 우리 주민들에겐 현금 몇 푼보다는 고임금 일자리가 있는 청년 친화적 환경과 살아나는 상권이 훨씬 큰 이익이다. 정치적 구호보다는 준비된 기장에 SMR을 안착시켜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의 핵심 기지로 만드는 것이 국익과 우리 지역을 위한 정공법이라고 생각한다."


고리원전 소형모듈원전(SMR) 후보지 전경.ⓒ한국수력원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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