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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안 보고 “계약할게요”…6억 이하 아파트에 무슨 일이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7.08 06:41
수정 2026.07.08 06:41

노원 노후 단지, 한 달 만 호가 수천만원 급등

호가 뛰는데 대출 기준은 ‘과거 가격’…수요자 고민 ‘쑥’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14단지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재건축 기대감과 30대 실수요자의 매수세가 맞물리며 서울 노원구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정책대출을 받을 수 있는 6억원 이하 주택은 한 달 만에 호가가 실거래가 대비 수천만원 이상 오르거나 집을 보지 않고 계약하는 등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다.


하지만 집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대출 기준이 되는 KB시세와 시장 가격 사이 간격이 벌어지며 거래가격 대비 대출 한도가 낮아지는 등 문제가 나오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노원구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6억1400만원으로 1년 전(5억8000만원)보다 3400만원 늘었다. 지난 2022년 11월 기록한 6억3100만원 이후 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노원구는 작은 평형 아파트가 많고 실거래가가 낮아 젊은 청년이나 신혼부부들이 주로 매매하는 지역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기준으로도 올해에만 30대가 노원구 집합건물 2277건을 매수해 강서구(2383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외곽으로 번지면서 노원구 저가 아파트들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수개월 전보다 5000만원 이상 오른 경우도 다수다.


노후 단지가 몰린 상계동과 중계동은 가격 오름폭이 특히 더 컸다.


재건축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둔 반면 매수세는 몰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보금자리론 등 정책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실거래가 6억원 이하 주택 위주로 분위기가 뜨겁다.


상계동 상계주공10단지 전용45㎡는 지난 3일 5억3900만원(6층)에 거래됐다. 2021년 9월 6억3300만원(1층) 이후 최고가다. 중계동 중계주공5단지 전용 44㎡는 지난달 22일 5억2500만원(13층)에 손바뀜해 2023년 7월 5억2500만원(9층) 이후 가장 높은 가격에 계약이 체결됐다.


상계동에서 근무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손님들이 실거래가를 보고 집을 보러 왔다가 호가를 보고 놀라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세입자가 집 공개를 거부하는 세 낀 매물이 시세 대비 낮은데 그마저도 바로 매수 문의가 쏟아진다”고 설명했다.


집값 오르는데 대출 안 나와…수요자 고민 깊어진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10단지에 삼성물산이 설치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서울 저가 단지 집값이 단기간 급격하게 오르면서 수요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대출 한도가 호가 대비 낮아 주택 매수를 위해 필요한 자금이 늘어난 탓이다.


대다수 정책대출은 매매가와 KB시세 중 낮은 가격으로 한도가 정해진다.


또 KB부동산은 부실 대출을 차단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시세를 정하고 있다. 이에 호가와 실거래가가 높아져도 KB시세가 이를 늦게 반영하면서 대출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매수세가 몰리는 단지 중에는 KB시세와 호가 차이가 벌어지는 곳이 다수다.


상계주공14단지 전용 45㎡는 지난달 23일 4억3000만원에 실거래 등록됐는데 KB시세는 4억750만원이다. 담보인정비율(LTV) 60%인 보금자리론을 받을 경우 4억3000만원이면 2억5800만원이 최대 한도인데 KB시세인 4억75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2억4450만원이 최대다.


문제는 실거래가조차 실제 호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실거래 등록되는 매물은 구청으로부터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후 계약이 체결된다. 최대 15영업일 간 토지거래허가 심사 후 계약을 체결하고 실거래 등록될 때까지 1~2개월간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4억3000만원에 실거래 등록된 상계주공14단지 전용 45㎡는 부동산 중개 플랫폼에 4억6000만~5억원에 매물이 올라와 있다. 단지 인근에서 근무하는 중개사들도 5억원 이하 매물은 극소수라고 입 모았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부동산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할 때마다 실거래가와 KB시세 사이 격차가 벌어지며 대출을 받는 수요자가 KB시세를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한다”며 “KB시세가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더 빨리 반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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