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제 먹고 버텼는데…여성만 괴롭히는 '침묵의 암' [김효경의 데일리 헬스]
입력 2026.07.03 05:00
수정 2026.07.03 08:08
복부 팽만·더부룩함·조기 포만감 등으로 시작
위장질환으로 오인해 진단 늦어지는 사례도
“지속되는 복부 증상 땐 산부인과 진료 받아야”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운 대표적인 여성암 중 하나다. 복부 팽만감이나 소화불량처럼 흔한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진단 당시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위장 질환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난소암 환자는 2020년 2만1951명에서 2024년 2만6249명으로 약 20% 증가했다.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난소암 신규 환자는 3299명으로 자궁체부암(4037명), 자궁경부암(3144명)과 함께 국내 3대 부인암으로 분류된다. 특히 난소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여성 생식기암 가운데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꼽힌다.
난소암은 주로 50~70세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며 폐경 이후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난소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피성 난소암은 진단 당시 이미 3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 난소가 복부 깊숙한 곳에 위치해 종양이 상당히 커질 때까지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난소암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BRCA 유전자 변이가 있거나 가족 중 난소암 환자가 있는 경우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지며, 유방암·자궁내막암·대장암 병력이 있는 경우에도 위험도가 증가한다. 이와 함께 평생 배란 횟수가 많을수록 난소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비만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비만 역시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다. 여러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면 난소암 발생 위험이 약 27% 높아지며, BMI가 28을 넘어서면서부터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증상은 복부 팽만감과 더부룩함, 소화불량, 식욕 감소, 조기 포만감 등이다.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과 비슷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점차 심해진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김준환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병이 진행되면 복수가 차면서 배가 불러오거나 복통이 생기고, 복부에서 혹이 만져지는 경우도 있다”며 “복부 팽만감이나 소화불량 등이 지속되거나 점차 심해진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난소암 진단은 문진과 부인과 내진을 시작으로 초음파 검사, 혈액검사, CT·MRI 등 영상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혈액검사에서 확인하는 CA-125 종양표지자는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단독으로 암을 확진할 수는 없어 여러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최종 진단은 수술 후 조직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치료의 기본 원칙은 종양을 최대한 제거하는 수술과 항암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 수술 후 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일반적으로 3주 간격으로 6차례 항암치료를 시행하며, 치료 과정에서는 구토와 탈모, 백혈구 감소 등의 부작용 관리도 중요하다. 초기 난소암으로 진단됐고 가임력 보존이 필요한 젊은 환자의 경우에는 한쪽 난소와 난관만 제거하는 보존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가족력이나 BRC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고위험군이라면 유전 상담을 통해 자신의 위험도를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 출산을 마친 경우에는 예방적 난관·난소 절제술 등 위험 감소 전략을 전문의와 상의할 수 있으며, 이는 실제 난소암 발생과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초기 난소암은 5년 생존율이 약 90%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좋은 만큼 지속되는 복부 팽만감이나 소화불량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조기에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가족 중 난소암이나 유방암 환자가 있거나 BRCA 유전자 변이가 의심되는 고위험군은 유전 상담을 통해 맞춤형 관리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