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조원 풀고 또 추경론 도마…초과세수發 돈풀기 경고등
입력 2026.06.30 07:00
수정 2026.06.30 07:00
GPU 확보 명분에 2차 추경 가능성 거론
본예산·중기재정계획 우선 검토 지적
예정처 “본예산 퇴색, 재정규율 형해화”
ⓒ게티이미지뱅크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추가경정예산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재정 운용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중동전쟁 위기 대응 명목으로 26조2000억원 규모의 올해 첫 추경이 국회를 통과한 지 두 달여 만에 또다시 추경 카드가 거론되면서 반복 편성 우려가 커지면서다.
이번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등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명분으로 제시됐다. 최근 이 대통령은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국내 GPU 물량 확보 상황을 점검하며 "추경을 하게 될 경우 관련 재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서민 물가 부담 완화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서민에 대한 소득 지원 정책을 지금 추가하려면 재원이 없지 않으냐"고도 했다.
논란의 핵심은 AI 투자나 민생 지원 필요성 자체가 아니라 재정 투입 방식이다. GPU 확보는 글로벌 AI 경쟁 속에서 필요한 전략 과제지만 중장기 산업 기반 투자 성격이 강하다. 본예산이나 중기재정계획을 통해 규모와 수요, 활용 주체, 민간과의 역할 분담을 따져 반영하는 것이 원칙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1차 추경의 집행률과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기 전에 추가 추경론이 먼저 부상했다는 점도 문제다. 초과세수는 경기와 기업 실적, 자산시장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일시 재원이다. 이를 근거로 지출을 반복 확대하면 경기 둔화 시 세수 결손과 국채 발행 압박으로 돌아올 수 있다.
물가 여건도 변수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고 생활물가지수도 3.3%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7%로 제시했다. 추가 재정 투입이 소비 진작성 사업과 결합할 경우 물가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야당 역시 즉각 비판에 나섰다. 이 대통령의 GPU 관련 추경 언급을 두고 AI마저 또 하나의 추경 명분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시적인 초과세수가 예상된다면 추가 지출보다 국가채무 감축과 재정 건전성 회복에 우선 활용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1차 추경 분석에서 대규모 세수오차가 추경 편성 유인의 일부로 작용할 가능성을 짚었다. 또 가용 재원을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도 냈다.
예정처는 "추경이 사실상 연례적 재정운용 수단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반복적 편성이 관행화될 경우 본예산의 실질적 의미가 퇴색되고 재정규율이 형해화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특히 세수의 과다 또는 과소 추계로 인한 세입경정 또는 국채 추가발행이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재정당국의 세수추계 역량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