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환율 여파에 돌연 폐업한 허니문여행사…결혼 앞둔 예비부부 '날벼락'
입력 2026.06.24 14:39
수정 2026.06.24 17:45
고환율·수요 둔화에 경영난 심화
피해자 단체방에 197명 모여
보증보험 2억4000원대 수준…전액 보상 불투명
허니문 여행사 로고. ⓒ허니문 여행사
신혼여행 전문 여행사인 '허니문 여행사'가 돌연 폐업 절차에 들어갔다.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주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신혼여행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24일 데일리안 취재를 종합하면, 허니문 전문 여행사인 '허니문여행사'는 지난 4월 경영난을 이유로 영업을 중단하고 폐업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재 피해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는 197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0여명 등은 허니문 여행사 대표 등을 상대로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이 예약한 여행지는 발리, 하와이, 칸쿤, 몰디브, 유럽 등으로 대부분 수백만원 이상의 고가 허니문 상품을 계약했다.
단체 대화방에서 자발적으로 집계된 피해 규모는 계약금 7868만원, 잔금 3억6767만원 등 총 4억4635만원 수준이다. 다만 아직 피해 사실을 공유하지 않은 고객까지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더 클 수 있다는 게 피해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4월 결혼식을 올린 A씨는 "지난해 3월 판교 웨딩박람회에서 허니문여행사와 계약한 뒤 계약금 20만원과 잔금 318만원을 모두 납부했다"며 "하지만 신혼여행 출발을 사흘 앞둔 4월 24일 갑자기 여행사 측으로부터 '회사 사정으로 발리 현지 업체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현지 가이드에게 직접 연락해보라. 보상은 보증보험을 통해 받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피해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피해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해당 여행사는 약 2억4000만원 규모의 보증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자체 집계한 피해액만 4억원을 넘어선 상태여서 최종 피해 규모가 보증 한도를 초과할 경우 보상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행 제도상 여행사는 소비자 피해에 대비해 보증보험 또는 공제조합에 가입해야 한다. 다만 피해 발생 시 보상은 가입된 보증 한도 내에서만 이뤄진다.
따라서 피해액이 보증 한도를 넘어서면 피해자들은 피해 규모에 비례해 보상금을 나눠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 역시 소비자들이 실제 납부한 여행 경비 전액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피해자들은 국회전자청원을 통해 "여행사 매출 대비 턱없이 낮은 보증보험 가입 한도를 현실화하고, 이 같은 사태 발생 시 국가 차원의 선보상 후구상권 청구 시스템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허니문여행사의 폐업 원인으로 고환율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꼽힌다.
허니문여행사 대표 A씨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환율 영향이 가장 컸다"며 "최근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여행 수요까지 급감하면서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 융통 등을 통해 회사를 정상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관련 계획이 막히면서 갑작스럽게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고의적인 영업 중단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미리 준비했던 것이 아니라 하루 이틀 사이에 결정된 사안"이라며 "고객들에게는 개별적으로 피해 보상 절차를 안내했고 현재는 관련 법과 절차에 따라 보증보험 처리와 경찰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