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연구팀, '100배 빠른 데이터 처리' 차세대 지능형 센싱 기술 개발
입력 2026.06.22 13:56
수정 2026.06.22 13:57
실시간 AI 구동 필요한 자율주행·로봇 등에 활용
에너지 소모 20배 절감, 정확도 높고, 공정에 즉시 적용 가능
아주대 연구팀이 개발한 E-프리즘 기반의 지능형 센서 신호처리 개념도. ⓒ아주대 제공
아주대 연구진이 방대한 데이터를 하나로 응축해 처리함으로써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지능형 센싱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시스템 대비 속도는 100배 빠르고 에너지 효율은 20배 높아,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과 보안·로봇 등의 분야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아주대학교는 첨단신소재공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의 서형탁·쿠마 모히트(Mohit Kumar) 교수 연구팀이 멤리스터 소자를 활용해 여러 센서 신호를 단일 아날로그 코드로 통합 처리하는 '전기적 프리즘(E-PRISM)'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나 스마트홈 기기와 같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정보를 분석해 적합한 행동을 수행하는 최근의 지능형 시스템(Intelligent System)과 피지컬 AI(Physical AI)에서 센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의 감각기관처럼 외부의 정보를 수집해 시스템에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지능형 시스템은 센서, AI와 알고리즘 같은 데이터 처리 장치 그리고 제어 장치로 구성된다.
지능형 시스템에서 이처럼 방대한 데이터를 생성하지만, 데이터를 처리 장치로 전송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 소모와 시간 지연이 발생한다. 특히 데이터의 양이 늘어날수록 전송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데이터 병목 현상'은 빠르게 동작하는 실시간 AI(Real-time AI) 구동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돼 왔다.
아주대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적 프리즘(E-PRISM)' 아키텍처를 고안했다. 이는 여러 빛을 하나의 백색광으로 합치는 광학 프리즘의 원리를 전기적으로 구현한 형태다. 연구팀은 산화아연(ZnO) 기반의 인간 뇌신경과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멤리스터(Memristor) 소자 10개를 일렬로 배열한 단일 칩 구조를 통해, 0과 1로 구성된 10개의 이진(Binary Input) 입력을 1024(2를 10번 곱한 값)의 고유한 아날로그 신호로 압축해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디지털로 변환해 일일이 전송할 필요 없이, 소자 자체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해 즉각적인 데이터 요약과 판별이 가능하다.
개발한 소자의 성능을 검증한 결과, 연구팀은 새로운 소자가 기존에 활용되던 인공 신경망(MLP, Multi-Layer Perceptron) 방식 대비 속도와 효율 면에서 월등한 성능을 보임을 확인했다. 우선 소자 자체에서 데이터 요약과 판별이 가능해짐에 따라 데이터 전송의 대역폭이 약 10배 절감됐다. 이는 센서에서 작업 수행을 위해 전송해야 하는 데이터의 이동량이 기존 대비 10분의 1로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에너지 소모량은 약 20배 절감되고 처리 속도는 100배 이상 향상될 수 있었다.
연구팀은 개발한 새로운 소자를 활용해 실제 지능형 센싱 작업을 수행했을 때 매우 높은 정밀도를 보임을 확인했다. 노이즈가 섞인 패턴 인식에서 95%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고 2D 도형 분류에는 88% 수준의 정확도를, 이동 궤적 추적의 경우 99%의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특히 3D 객체 인식 및 다중 파장 감지 등 고차원의 데이터 처리에서도 95% 이상의 정확도를 유지하며 범용성을 입증했다.
서형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센서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원데이터(Raw Data)를 현장에서 직접 압축하고 처리하는 '근접 센서 컴퓨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라며 "소재에 구애받지 않는 범용적인 설계 덕분에 기존 반도체 공정에 즉시 적용이 가능해, 기기 자체에서 데이터를 직접 처리하는 초저전력·초고속 AI 엣지 디바이스(AI Edge Device) 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과 중견 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통합 근접 센서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아날로그 멤리스터 기반 전기적 프리즘(Analogue Memristor Based Electrical PRISM for Unified Near Sensor Computing Applications)'이라는 제목으로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5월호에 게재됐다. 아주대 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의 쿠마 모히트(Mohit Kumar) 교수가 제1저자 및 공동 교신저자로, 박사과정 당현민·김아영 학생이 공저자로 참여했고, 서형탁 교수는 책임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