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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시선 많았지만”…‘투란도트’, 새단장하고 글로벌 진출 발판 마련 [D:현장]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06.20 11:14
수정 2026.06.20 11:15

뮤지컬 ‘투란도트’는 세계적인 오페라 ‘투란도트’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이하 딤프)이 자체 제작한 한국의 대표적인 대극장 창작 뮤지컬이다. 가상 바다 세계를 배경으로, 얼음처럼 차가운 공주 투란도트와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건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칼라프 왕자, 그리고 순수한 희생적 사랑을 보여주는 시녀 류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그려내며 오랜 시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올해 제20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딤프)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투란도트’는 글로벌 시장을 향해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하며 베일을 벗었다.


ⓒ데일리안DB

19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뮤지컬 ‘투란도트’ 드레스리허설 및 기자간담회에가 진행됐다. 배성혁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로버트 알폴디 연출가, 그리고 작품의 주역인 배우 이건명, 리사, 김보경 등은 새롭게 탈바꿈한 ‘투란도트’의 제작 과정과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15년 전 이 작품을 처음 올릴 당시 비판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며 “시작은 힘들었지만, 언젠가 한국을 떠나 글로벌적인 뮤지컬을 시도하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투란도트’는 국내 뮤지컬 최초로 중국 5개 도시 대극장 무대에 올랐고, 동유럽 슬로바키아로 라이선스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배 위원장은 “과거의 ‘투란도트’가 동양적이고 오리엔탈리즘 색채가 강해 중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면, 이제는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등 전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로버트 알폴디 연출가와 손잡고 작품을 완전히 새롭게 탄생시켰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데일리안DB

이번 시즌의 메가폰을 잡은 로버트 알폴디 연출가는 이번 ‘투란도트’의 연출 방향성에 대해 “인간관계의 정점과 내면의 외로움, 그리고 고통 속에서도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인물들의 심리적 과정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무대 세트 역시 의도적으로 비워진 공간으로 구성해 관객들이 인물의 내면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유럽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를 좁히는 과정 역시 흥미로운 도전이었다. 칼라프 역의 배우 이건명은 “이전의 무대가 오리엔탈리즘이 강렬했다면 이번에는 모던함이 강조됐다”며 “슬로바키아와 대한민국의 문화적 차이를 어떻게 좁히고 표현을 한국적으로 풀어낼 것인가에 대해 많은 회의를 거치며 갈등을 겪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알버트 연출가는 “문화가 다를지라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잃었을 때 느끼는 기본적인 슬픔과 인간의 감정은 차이가 없다”며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 뜻깊었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작품으로 돌아온 주역 배우들의 감회도 남달랐다. 7년 만에 다시 칼라프 역을 맡은 이건명은 “캐릭터를 처음 만들 때부터 함께했기에 누구보다 강한 애착이 있다”며, “무대가 심플하고 모던해진 만큼 무대에 기댈 수 없어 모든 연기를 본인의 내면에서 끌고 올 수밖에 없었다. 보다 깊은 내면을 끄집어내는 숙제를 푸느라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연기적 깊이를 강조했다.


10년 만에 투란도트로 다시 무대에 오른 리사 역시 “과거에는 보여지는 스토리에 맞춰 연기했다면, 지금은 무대에 아무것도 없이 서있기만 해도 인물의 고독과 외로움이 느껴진다”며 “관객들도 달라진 무대에선 ‘투란도트가 저래서 차갑게 얼어붙을 수밖에 없구나’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하고 더 마음이 동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한 어린 시절 폴란드 등 유럽 거주 경험이 이번 슬로바키아 버전과의 접목에서 중심을 잡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DIMF

15년 만에 류 역을 맡게 된 김보경은 “짝사랑과 숭고한 희생적 사랑 전문 배우인데 15년 만에 마침내 이 배역을 할 수 있게 되어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건명은 이에 화답하듯 “뮤지컬 ‘투란도트’의 음악적 매력은 대단하며, 특히 류가 죽기 전에 부르는 ‘사망 중 노래’는 김보경이 최고다. 관객들의 눈물을 자극하는 최고의 매력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동료 배우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투란도트’는 베테랑 배우들뿐만 아니라 지난해 ‘DIMF 뮤지컬스타’ 출신의 신예 배우들을 과감하게 기용하며 신인 등용문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 죽음의 왕 역을 맡은 김진겸과 칼라프 언더스터디 및 앙상블을 맡은 양호성이 그 주인공이다. 배 집행위원장은 “딤프가 배출한 신인들을 무대에 계속 세우는 것 역시 우리의 의무”라며 뮤지컬스타 출신 배우들을 주역으로 대거 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배성혁 위원장은 “티켓 오픈 첫날 전국 판매량 1위(놀 티켓 기준)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고, ‘만원의 행복’ 프로그램을 통해 표를 구하려는 시민들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좋아하는 공연을 더 장기적으로 선보여 문화 향유의 기회를 넓히고, 지역 창작 뮤지컬 지원 사업을 통해 지역의 젊은 제작진과 함께 상생하며 글로벌 축제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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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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