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F 흡수 정책의 명암…환율 안정과 시장구조 개선의 균형
입력 2026.06.20 07:25
수정 2026.06.20 07:25
고환율 지속에 정부는 최근 NDF의 역내 시장으로의 흡수 추진
외환시장 안정성 기대되지만…기대효과 대비 실효성 제약될 듯
외환시장 접근성, 인프라 개선 중심의 정책 전환이 근본적 대책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정부가 환율 변동성 완화를 위해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을 역내 외환시장으로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외환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F4' 회의를 통해 정책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구체적 실행방안은 아직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쏠림 현상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하지만, NDF 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고려할 때 단순한 흡수 전략만으로는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NDF(Non-Deliverable Forward)는 실제 원화를 주고받지 않고, 만기 시점의 환율 차이에 따라 차액만 결제하는 파생상품이다.
주로 원화와 같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현물 결제가 어려운 통화에서 발달했으며, 싱가포르·홍콩 등 역외 금융허브를 중심으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본규제, 세제, 거래 절차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으며, 이러한 점이 역외 NDF 시장 성장을 뒷받침해왔다.
최근 금융당국이 NDF 거래를 역내 시장으로 유도하려는 배경에는 환율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가 자리하고 있다.
역외 NDF 시장은 국내 외환시장과 긴밀히 연동되면서도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투기적 수요가 확대될 경우 환율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역외 시장에서 형성된 환율 기대가 역내 시장으로 빠르게 전이되며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NDF 거래를 국내 시장으로 흡수함으로써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 모니터링 및 정책 대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이러한 정책이 성공적으로 작동할 경우 기대되는 효과도 분명하다.
첫째, 외환시장 내 가격 형성 과정의 투명성이 제고될 수 있다.
역외에서 형성된 환율 기대가 아닌, 역내 거래를 중심으로 보다 일관된 가격 신호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당국의 시장 개입 여지가 확대된다.
거래가 국내로 유입될수록 정책당국의 정보 접근성과 대응 속도가 개선되기 때문이다.
셋째, 외환시장 전반의 안정성 제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에는 분명한 한계와 부작용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역외 시장을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한 규제 회피를 넘어 제도적·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점이다.
즉, 쉽지 않은 외국인 투자자 등록 절차, 세제 부담, 거래 규제, 그리고 상대적으로 미흡한 원화 청산 인프라 등은 역내 시장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왔다.
이러한 근본적 요인을 개선하지 않은 채 NDF를 단순히 '흡수'하려는 시도는 실효성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또 원화의 국제통화로서의 위상이 아직 제한적이라는 점도 중요한 제약 요인이다.
원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현물 결제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비거주자 입장에서 역내 시장에 참여할 유인이 충분하지 않다.
결국 NDF 거래를 역내로 유도하더라도 이는 실물 거래 확대라기보다는 기존의 헤지 및 투기 수요를 역내 시장으로 이동시키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환율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보완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
먼저, 외환시장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 절차 간소화, 세제 정비, 거래 시간 확대 등 제도적 장벽을 낮추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다음으로, 원화 청산 및 결제 인프라의 고도화가 요구된다. 글로벌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 구축은 역내 시장 유입의 핵심 전제조건이다.
또 시장 기반 확충과 함께 점진적인 자본시장 개방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원화 자산에 대한 수요를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통화의 국제적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NDF 흡수 정책은 환율 안정이라는 단기 목표와 외환시장 선진화라는 중장기 과제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
단순한 거래 이전만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정책당국은 '규제 중심 접근'에서 '시장 친화적 인프라 개선'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환율 안정은 결과이며, 해당 출발점은 시장의 신뢰와 접근성이다. 보다 근본적 구조 개선을 통해 역내 외환시장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야말로 효과적인 정책 해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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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rmjiseo@hanmail.net)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