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난맥상] ③ 장동혁 수세 몰리니 '한동훈 복당론' 고개…친정 복귀는 언제쯤?
입력 2026.06.18 22:10
수정 2026.06.18 22:10
최고위 승인 거쳐야 하는 '복당'
張 체제선 불가능…"물러나야"
당내선 복당론에 '천천히' 당부
"韓, 강성보수 결집에 서두르는 듯"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6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둘러싼 거취 문제가 의원총회를 계기로 전환기를 맞은 모양새다. 다수 비토 여론이 확인되면서, 비당권파가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동훈 복당론'이 고개를 드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장 대표 거취와 연동된 탓에 리더십이 약화될수록 언급이 나오지만, 현재로선 현실화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장 대표는 과로로 인해 병원을 찾았다가 의료진의 권고 하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쌍특검(통일교·공천헌금) 관철을 위한 단식 투쟁 이후 6·3 지방선거 지역 유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태 현장 대응 등으로 피로가 누적돼 의료진 권고로 입원했다.
그러다 보니,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일정을 소화했지만, 오후에 진행된 본회의는 참석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무소속 한동훈 의원과의 조우는 이뤄지지 않았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한 의원이 당선된 이후, 처음 본회의장을 찾은 지난 5일에도 마주치지 못했다. 장 대표는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뒤늦게 개표가 진행 중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를 찾아 중앙선관위 항의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의 행보가 엇갈리면서 한자리에 있는 모습은 당분간 연출되긴 어려워 보인다. 다만 전날 의원총회를 계기로 두 사람의 이름은 함께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지방선거 패배를 들어 거취 압박이 쏟아졌는데, 이는 오는 2028년 총선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특히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대한민국 정통 세력이 대연대를 해야 하는 만큼, 한 의원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당권파에선 총선을 제대로 준비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장 대표의 자진 사퇴를 주장한다. 이에 당대표 비서실장인 박준태 의원은 당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미래'를 향해 "지난 6개월 동안 어떤 대안도 없이 당대표 사퇴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만큼, 모임의 성격은 당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의원들 모임"이라고 규정하며 해체 요구로 맞서고 있다.
의원총회 여진은 이날까지 이어졌다. 당장 우재준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가 선관위 사태가 마무리되는 때, 적어도 가을 전에는 임기를 종료했으면 좋겠다"며 거듭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정점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는 의원총회가 아니다"라면서 공개석상에서 지도부 사퇴를 요구한 우 최고위원을 질타했다.
경기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날 장동혁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추진하다 내부 이견으로 취소했다. 다만 4선 안철수·유의동 의원을 비롯해 3선 김성원·송석준, 재선 김선교·김은혜, 초선 김용태 의원 등 초선부터 중진까지 장 대표 거취 문제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움직임을 보인 것에 당내에선 "물꼬가 트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 대표에 대한 거취 압박이 고조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사안이 '한동훈 복당론'이다. 현재 당내에선 장동혁 체제에선 한 의원의 복당이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 의원은 지난 2024년 불거진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의혹으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올해 초 제명당했다. 당규상 제명당한 인사가 복당을 신청하면 최고위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갈등을 겪은 장 대표가 이를 승인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복당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장동혁 체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 '화합' 차원에서 결단을 내리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에 친한계에선 우선 관망하는 분위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정점식 원내대표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 친한계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장동혁 지도부가 최고위에서 의결해야 복당이 될 수 있는데, 현재 지도부가 있는 한 어렵다"며 "장 대표가 버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체제가 바뀌지 않으면 당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일의 순서를 보면 장 대표가 우선 물러나야 진행될 수 있는 사안 아닌가"라면서 "당이 안정된 상태에서 한 의원이 들어와야 한다는 측면도 있는데, 지금 당장 들어온다고 하면 그 자체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장 대표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비당권파는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지만,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기점으로 장 대표는 기사회생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관위 사태는 정부·여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면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민주당을 역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장 대표는 선거에서 패배했지만 선관위 사태를 해소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거취 문제를 일축할 명분을 확보했고, 지지율까지 덩달아 오르면서 목소리는 커진 상황이다.
우 최고위원이 장 대표 면전에서 '임기 종료'를 언급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선관위 개혁' 필요성으로 응수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장 대표는 우 최고위원을 향해 "청년 정치인으로서 우리 당에서 정말 좋은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또한 "당 내부 비판에 대한 목소리만 언론에 많이 나오는 모습보다는 목숨 걸고 투쟁해야 하는 선관위 특검법 수용을 위한 노력이나 선관위 개혁에 대해 언급을 해준다면 더 의미 있는 목소리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복당에 대해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선 속도 조절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있다. 한 의원이 중앙일보 유튜브에 출연해 "보수 재건이라는 과제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정치인 개인의 불안감 때문에 미룰 필요는 없다"고 언급한 것이 조급함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처음에는 서두르지 않겠다고 하더니 막 톤이 바뀌는 것 같다"며 "마음이 급해진 것 같은데, 조금 기다려야 하지 않나 싶다. 지금 당장 복당을 논의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장 대표가 선관위 사태를 계기로 강성 지지층 결집을 이루면서, 한 의원 입장에선 방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한 의원은 복당에 대해 천천히 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당 상황을 보니까 천천히 해서 될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강성 보수가 코어가 강한 상황에서 천천히 가게 된다면 선명성 경쟁을 하는 장 대표와 싸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가 승승장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거나, 강성 보수가 과잉 포집되는 상황에 대해 수수방관할 경우, 돌아갈 여지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며 "천천히 복당한다고 한 것이 진짜로 천천히는 아닐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