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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합의에…자동차 수출 늘고 항공권 가격 내린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6.16 13:37
수정 2026.06.17 10:12

종전 합의로 유가 안정 기대감 확산

현대차·KGM은 중동 공략 재시동

항공업계, 하반기 흑자 전환 기대

지난달 3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 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뉴시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 소식에 국내 자동차·항공업계의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하루 새 5% 안팎 급락하면서다.


자동차업계는 막혔던 중동 수출길이 다시 열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고, 항공업계는 연료비 부담 완화와 유류할증료 인하에 따른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합의가 지금 마무리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전적으로 승인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은 지난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연합공격을 통해 시작된 이란전쟁을 106일만에 끝내는 사실상의 종전 합의에 도달했다.


종전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유가도 15일(현지시간) 4% 넘게 하락하며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4.9% 하락한 배럴당 83.20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역시 4.8% 내린 배럴당 80.7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그간 국내 산업계는 중동발 리스크를 이중으로 맞아왔다. 원유 수급 불안은 곧바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은 물류·수출 일정에도 부담을 줬다. 이번 종전 합의가 단순한 외교 뉴스가 아니라 국내 업계의 실적 변수와 산업계 기대감으로 번지는 이유다.


가장 먼저 기대감이 커진 곳은 자동차업계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함께 추진 중인 현대차 사우디생산법인 건설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릴 수 있게 됐다.


이 공장은 현대차가 30%, 사우디 국부펀드가 70% 지분을 보유한 합작 생산법인으로, 2026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연간 5만대 규모의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할 수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사우디 공장은 단순한 해외 조립 거점이 아닌 중동 시장을 향한 첫 현지 생산 교두보다. 사우디가 전기차·스마트시티·제조업 육성을 국가 전략으로 밀고 있는 만큼, 현대차는 이 공장을 중심으로 중동 내 브랜드 입지와 현지 조달망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전쟁 장기화로 공사와 물류 일정에 불확실성이 커졌던 상황에서 중동 긴장이 완화되면, 4분기 가동 목표에도 다시 힘이 실릴 수 있다.


KGM도 수혜 기대감이 크다. KGM은 최근 몇 년 사이 중동을 핵심 수출 시장으로 키워왔다. 특히 토레스, 렉스턴 스포츠, 무쏘 등 SUV·픽업 라인업은 험로 주행과 적재 수요가 큰 중동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중동 정세 불안이 길어지면서 선적과 현지 판매 확대에 제동이 걸렸지만, 종전 합의가 실제 물류 정상화로 이어질 경우 KGM은 다시 수출 물량 확대에 나설 여지가 커진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국산 SUV와 상용차 수요가 꾸준한 지역인데, 그동안 전쟁 리스크 때문에 물류 일정과 현지 판매 전략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며 “정세가 안정되면 미뤄졌던 물량 협의가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항공기 ⓒ대한항공

항공업계의 표정은 더 밝다. 항공사는 유가 상승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중동 사태 이후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현재 국내 항공사들은 앞다퉈 비상경영에 들어간 상황이다.


올해 항공업계는 상반기 내내 고유가와 고환율, 중동 항로 불안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렸다. 여행 수요 자체는 회복세였지만 비용 부담이 수익을 갉아먹는 구조였고, 이 때문에 항공사들은 좌석을 많이 팔아도 이익을 크게 남기기 어려웠다.


유가가 안정되면 항공사는 직접적으로 비용이 크게 절감될 전망이다. 연료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핵심 항목인 만큼, 국제유가와 항공유 가격 하락은 곧바로 수익성 방어 요인이 된다. 2분기까지 악화됐던 수익성이 3분기 성수기와 맞물려 개선될 가능성도 크다.


여객 수요도 회복될 전망이다. 유류할증료가 내려가면 소비자가 실제 지불하는 항공권 가격 부담이 줄고, 여름 성수기와 하반기 여행 수요를 자극할 수 있어서다. 특히 유류할증료 인하 효과는 부담이 컸던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서 더 크게 나타날 예정이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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