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금 준다더니 대출만 떠안았다"…금감원, 중고차 대출 사기 주의보
입력 2026.06.16 12:00
수정 2026.06.16 12:00
정부지원금·취업 알선 미끼로 고령층·청년층 대상 피해 민원 잇따라
이면계약·추가대출 유도 뒤 잠적…피해 구제 어려운 사례 다수
16일 금융감독원은 소비자경보를 통해 최근 정부지원사업(차량 할부금 대납)이나 취업 알선을 빙자한 사기범에게 속아 중고차 대출 계약을 체결한 피해 민원이 다수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정부지원사업이나 취업 알선을 미끼로 소비자를 속여 중고차 대출을 받게 한 뒤 잠적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문제는 피해자가 사기를 당했더라도 금융회사의 대출 절차상 하자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대출금 전액에 대한 상환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16일 금융감독원은 소비자경보를 통해 최근 정부지원사업(차량 할부금 대납)이나 취업 알선을 빙자한 사기범에게 속아 중고차 대출 계약을 체결한 피해 민원이 다수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주로 고령층 퇴직자와 청년 구직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일부 사기범들은 60~70대 퇴직자를 대상으로 정부지원사업을 사칭해 "중고차를 할부로 구매하면 차량 할부금과 수익금을 지원해주겠다"고 속인 뒤 중고차 할부금융 계약 체결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중고차 매매상사와 실제 차량 가격보다 높은 금액이 적힌 계약서와 별도의 이면계약서를 작성했다.
이후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은 뒤 매매상사로부터 돌려받은 차액을 사기범 계좌로 다시 송금했고, 사기범은 일정 기간 할부금을 대신 납부하다 잠적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 구직자를 겨냥한 취업 사기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취업 알선업체는 "초기 비용 없이 차량 지원", "고수입 가능" 등의 광고로 구직자를 모집한 뒤 실제 상담 과정에서 화물트럭 등 상용차 구매를 위한 할부금융 계약을 유도했다.
여기에 부대비용이나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추가 대출까지 받게 하며 800만~1000만원 수준의 과도한 알선 수수료를 챙긴 사례도 있었다.
대출 규모는 상용차 종류와 특수장비 등에 따라 2000만원대에서 최대 2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소비자가 뒤늦게 피해 사실을 인지하더라도 금융회사를 통한 구제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사기범이 일정 기간 월 할부금을 대신 납부하다 잠적한 뒤 민원인이 금융회사를 상대로 대출 무효 등을 주장하는 경우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금융회사의 대출 절차상 하자가 발견되는 사례가 드물고 이면계약 등에 소비자가 관여한 정황이 확인되면 피해 구제가 쉽지 않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결국 소비자가 대출금 전액에 대한 상환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금감원은 중고차 대출 이용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5가지 유의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정부지원사업 등을 이유로 대출금 대납이나 수익금 지급, 개인 계좌 송금 등을 약속하며 이면계약 체결을 요구할 경우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
정부기관은 개인 계좌로의 자금 이체를 요구하지 않으며, 실제 지원사업 여부도 해당 기관에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차량 매매와 대출 계약은 반드시 본인이 직접 진행해야 한다.
신분증이나 인증서 비밀번호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계약 체결을 위임했다가 원치 않는 차량 계약이나 고가 계약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대출 과정에서 정상적인 본인 확인 절차가 이뤄진 경우 계약 책임이 소비자에게 귀속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아울러 차량 시세와 상태를 꼼꼼히 확인해 필요한 금액만 대출받고, 대출금을 차량 구매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차량 가격을 부풀린 이른바 '업(Up) 계약서'를 통해 대출을 받은 뒤 일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경우 금융회사가 즉시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취업 알선업체 등이 추가 대출이나 별도 부대비용을 요구할 경우에는 계약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본인의 상환 능력을 충분히 고려해 계약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와 관련 사례를 공유하고 중고차 대출 취급 과정의 내부통제 시스템과 제휴점 직원 교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