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던 원·달러 환율 꺾이나
입력 2026.06.15 16:29
수정 2026.06.15 16:41
호르무즈 해협 개방 소식에 국제유가 하락
美 국채 금리 하락하며 금리 인상 전망 후퇴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미·이란 종전 합의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을 줬던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최근 상승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도 서서히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7원 내린 1511.1원에 마감했다.
이 같은 환율 하락세는 미·이란 양국이 지난 4월 체결된 휴전 협정 이후 약 두 달 동안의 협상을 거쳐 종전 합의를 도출한 결과로 풀이된다.
양국은 오는 19일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며, 서명이 완료되면 양국 간 전쟁은 공식 종식된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주요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될 것이라는 소식에 원자재 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배럴당 100달러 선을 상회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했던 국제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4% 하락하며 배럴당 84달러 선으로 떨어졌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배럴당 81달러 선으로 하락했다.
그간 국내 외환시장은 높은 환율 수준을 지속해 왔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 중반까지 상승하며 수입 물가 상승 압박을 가했다.
외환당국은 구두개입과 미세조정, 국민연금과의 선물환 매도 스왑 등 가용한 대응책을 시행해왔다.
그럼에도 글로벌 달러 강세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환율 상승 폭을 제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 종전 합의는 외환시장 흐름을 바꾸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소식이 전해진 15일 오전(한국시간)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3.8bp(1bp=0.01%포인트) 하락한 연 4.024%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면 한국은행 역시 추가 인상 압박이 줄어들며, 이는 국내 물가 안정화로 이어질 수 있다.
美 연준 금리 향방이 핵심 분수령
워시 의장 첫 입에 주목
상황이 이렇다보니 환율 향방의 주요 분수령은 오는 17일(현지시간)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는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재하며,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통화정책 방향을 직접 밝힐 예정이다.
금융시장 전문가들 역시 이번 타결이 환율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정 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영업부 연구원은 "이번 FOMC는 워시 의장이 주재하는 첫 회의인 만큼, 그의 정책 성향을 가늠하려는 시장의 움직임이 분주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향후 핵 문제와 이란 자산 해제,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 등 남은 과제들은 주시해야 하겠지만, 양국 간 협상이 타결되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원·달러 환율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주요국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시점에서 유가 하락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며 "이번 중동 정세의 변화가 이들 중앙은행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원화 약세의 주요 원인이었던 외국인 자금 이탈 흐름이 바뀐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지난주 금요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민혁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거래가 25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며 "그동안 원·달러 상승 압력의 핵심 동력 중 하나가 외국인의 주식 매도였다는 점에서, 이번 순매수는 수급 부담 완화의 첫 조짐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루 순매수만으로 추세 전환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며 "관망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