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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칠 빼고 여우 넣는다"…영국 지폐, 50년 만에 대변신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6.14 16:27
수정 2026.06.14 16:27

역사적 인물 대신 야생동물 18종…7월 3일까지 투표

영국 윈스턴 처칠 전 총리 초상의 5파운드 지폐 디자인. ⓒAP/뉴시스

영국이 반세기 넘게 유지해온 지폐 디자인 전통을 바꾼다. 윈스턴 처칠, 제인 오스틴, 앨런 튜링 등 역사적 인물 대신 여우와 퍼핀, 상어 등 야생동물이 차기 지폐의 주인공이 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란은행(BOE)은 최근 차기 지폐 시리즈에 영국 토종 야생동물을 적용하기 위한 대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후보에는 붉은여우, 고슴도치, 회색물범, 큰돌고래, 바다앵무새(퍼핀), 흰꼬리수리, 돌묵상어 등 18종이 포함됐다. 영국 국민은 다음 달 3일까지 선호하는 동물에 투표할 수 있다.


현재 영국 지폐에는 5파운드권의 처칠, 10파운드권의 제인 오스틴, 20파운드권의 화가 J.M.W. 터너, 50파운드권의 수학자 앨런 튜링이 등장한다. 그러나 영란은행은 앞으로 역사적 인물 대신 자연과 야생동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리즈를 제작하기로 했다. 다만 국왕인 찰스 3세의 초상화는 계속 유지된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실시된 공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영란은행이 차기 지폐 주제를 묻자 응답자의 약 60%가 '자연(Nature)'을 선택해 건축물, 역사적 인물, 혁신 등을 제치고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영란은행은 야생동물이 위조 방지 기술을 적용하기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발도 적지 않다. 일부 보수 진영에서는 "영국의 역사와 정체성을 지우는 결정"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상징인 처칠과 컴퓨터 과학의 선구자인 튜링 등을 지폐에서 없애는 것은 지나친 변화라는 주장이다.


영란은행은 올해 말 최종 디자인 방향을 확정할 계획이다. 실제 새 지폐가 시중에 유통되기까지는 보안 기술 적용과 제작 과정을 거쳐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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