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값 최대 7배 뛰었다"…BTS 공연에 부산 호텔가 '들썩'
입력 2026.06.12 07:00
수정 2026.06.12 07:00
BTS 공연으로 부산 호텔 만실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
공연 관광을 통한 체류형 관광 가능성
일회성 특수 아닌 재방문 수요 창출에 속도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의 'BTS THE CITY ARIRANG BUSAN' 테마 객실과 한정 웰컴 굿즈ⓒ파라다이스 호텔
BTS 부산 공연이 호텔 업계에 모처럼 찾아온 ‘대형 호재’로 떠오르고 있다. 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을 찾은 국내외 팬들이 숙박과 쇼핑, 관광을 함께 즐기면서 지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서다. 주요 호텔에는 객실 예약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급호텔들은 사실상 만실에 가까운 예약률을 기록했고, 관련 수요는 인근 숙박시설로 까지 번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연이 단순 객실 판매 증가를 넘어 부산의 관광 경쟁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경우, 향후 체류형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364만343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102만3946명이 방문해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4년 이후 최단기간 100만명 돌파다.
관광 업계에서는 부산 방문객이 6월에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콘서트를 비롯해 부산항축제,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등 대형 문화·관광 행사가 예정돼 있어서다. 글로벌 팬들이 대거 부산을 찾으면서 숙박과 쇼핑, 관광 수요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호텔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BTS 부산 공연을 앞두고 부산의 ‘관광 특수’는 이미 시작됐다. 주요 관광지와 공연장 인근 숙박 시설은 포화 상태가 됐다. BTS 공연이 열리는 12~13일 부산 주요 호텔들의 예약률은 일제히 90%를 웃돌며 사실상 만실 수준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부산 콘서트 공식 IP 호텔로 지정된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은 공연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공연 기간인 12~13일 객실 점유율은 95%로 사실상 만실 수준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약 20%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숙객 비중은 약 70%에 달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웨스틴 조선 부산과 ▲그랜드 조선 부산 역시 BTS 공연 기간인 12~14일 예약률이 90%를 넘어섰다. 5월 외국인 고객 점유율은 40%를 웃돌았으며, 엔데믹 이후 외국인 투숙객 비중도 전년 동기 대비 5%p 이상 확대되는 등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롯데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시그니엘 부산 ▲롯데호텔 부산 ▲L7 해운대 바이 롯데호텔도 BTS 공연 수혜를 누리고 있다. 11~13일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시그니엘 부산이 약 16%p, 롯데호텔 부산 28%p, L7 해운대 바이 롯데호텔 19%p 각각 상승했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해마다 반복되는 숙박업소의 바가지요금 논란이 오히려 특급호텔 수요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투명하고 서비스 수준이 일정한 특급호텔을 선호하는 국내외 관광객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관광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 부산 지역 숙박업소 135곳을 조사한 결과 BTS 공연 주간 숙박요금은 평시 대비 평균 2.4배, 최대 7.5배 상승했다. 공연장 반경 5㎞ 이내 숙소는 평균 3.5배, 부산역 반경 10㎞ 이내 숙소는 3.2배 올랐다.
특급호텔 관계자는 “대형 행사나 성수기 등 해마다 숙박요금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대부분 모텔이나 1~3성급 중저가 호텔을 중심으로 나타난다”며 “특급호텔은 공표 요금 체계와 브랜드 관리 기준이 있어 가격을 무리하게 인상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독주회 팜플렛.ⓒ롯데호텔앤리조트
호텔업계는 이번 수요 증가가 단체 관광보다 해외 팬들의 개별 여행 확대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BTS 공연이 숙박업계를 넘어 부산 관광산업 전반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나 이번 BTS 공연이 단순한 객실 판매 증가를 넘어 부산을 글로벌 관광도시로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에 집중됐던 외국인 관광 수요를 부산으로 분산시키는 동시에, 체류형 관광과 재방문 수요 확대를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다.
K-팝을 매개로 한 이른바 ‘공연 관광’ 시장이 확대되면서 부산이 글로벌 이벤트 개최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공연 관람을 위해 부산을 찾은 해외 팬들이 해운대, 광안리 등 주요 관광지를 경험한 뒤 재방문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호텔업계는 단순 객실 판매를 넘어 관광객 체류 기간을 늘리고 지역 소비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공연과 연계한 객실 패키지, 식음 프로모션, 미디어아트 콘텐츠 등을 선보이며 부산만의 관광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일례로 롯데호텔은 공연·문화 콘텐츠와 연계한 체류형 상품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7월 피아니스트 조성진 체임버 콘서트 패키지에 이어, 10월에는 정명훈이 이끄는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연계 패키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4월에는 클래식부산(부산콘서트홀)과 협업해 피아니스트 임윤찬 독주회 관람권이 포함된 객실 패키지 '심포니 오브 시그니엘(Symphony of SIGNIEL)'을 선보인 바 있다. 해당 패키지는 최고 등급 좌석(R석) 티켓을 포함해 출시 이틀 만에 조기 완판되며 높은 관심을 끌었다.
다만 일회성 흥행 효과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지자체가 나서서 성수기마다 반복되는 숙박비 급등 논란과 관광 인프라 부족 문제를 개선하고, 공연 이후에도 관광객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BTS 공연은 부산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라며 "중요한 것은 공연 기간의 객실 판매가 아니라 부산을 좋은 기억으로 남겨 재방문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