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유전자 분석 기업 1대 주주 됐다…정밀의료 시장 정조준
입력 2026.06.10 08:16
수정 2026.06.10 08:17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 1억7500만달러 추가 투자
DNA 시퀀싱·멀티오믹스 기술 확보
AI·의료기기·디지털헬스와 시너지 기대
ⓒ데일리안DB
삼성전자가 미국 유전자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 추가 투자하고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인공지능(AI),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역량에 유전체 분석 기술을 결합해 미래 정밀의료 시장을 선점하려는 행보다.
삼성전자는 10일 엘리먼트의 시리즈 E 투자에 참여해 1억7500만달러 규모의 추가 지분 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서 2024년 7월 엘리먼트의 시리즈 D 투자에도 참여한 바 있다. 이번 투자 확대로 엘리먼트 경영권 변동은 없을 전망이다.
엘리먼트는 2017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설립된 유전자 분석 장비 기업이다. 업계 최고 수준인 99.99% 정확도의 DNA 시퀀싱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분석 비용을 낮춘 장비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DNA 시퀀싱은 생명체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DNA 염기서열을 읽어 유전적 변이와 특징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선천적 유전 특성 파악, 질병 예측, 조기 진단, 개인 맞춤형 치료법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특히 주목한 분야는 엘리먼트의 차세대 유전자 시퀀싱과 멀티오믹스 기술이다. 멀티오믹스는 DNA뿐 아니라 RNA, 단백질 등 다양한 생체 정보를 함께 분석하는 기술이다. DNA가 어떤 정보를 담고 있는지를 넘어, 실제 몸속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변화하는지까지 파악할 수 있어 차세대 정밀의료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기존에는 DNA, RNA, 단백질을 각각 다른 장비로 분석한 뒤 결과를 다시 결합해야 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다. 엘리먼트는 하나의 기기로 DNA와 RNA, 단백질은 물론 세포 변화를 시간 흐름에 따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엘리먼트는 2022년 중형 DNA 시퀀싱 장비 ‘아비티’를 출시한 뒤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2024년에는 유전체 정보와 세포 변화를 시간 축에 따라 분석하는 ‘아비티 24’를 내놨다. 기존 제품 대비 분석량을 5배 늘리고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춘 ‘비타리’, 병원 검사실에서 맞춤형 항암제 처방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아비티 Dx’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엘리먼트와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AI,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기술에 엘리먼트의 DNA 시퀀싱과 멀티오믹스 분석 기술을 접목해 차세대 유전자 진단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엘리먼트 역시 삼성전자의 AI와 IT 역량을 활용해 DNA 시퀀싱 정확도를 높이고 분석 비용을 낮추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향후 유전체 데이터가 병원 임상 데이터뿐 아니라 수면, 운동 등 일상생활 데이터와 결합될 경우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몰리 히 엘리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가 엘리먼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것은 우리의 비전과 기술력, 구성원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과학적 발견을 촉진하고 인류의 건강을 증진하는 혁신 기술을 지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전자의 AI,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전문성과 엘리먼트의 혁신적인 유전체 분석 기술이 결합돼 맞춤형 의료의 미래를 위한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라며 “정밀 의료기기부터 디지털 헬스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투자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