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살인서 '강간 등 살인'으로…장윤기 혐의 변경이 의미하는 것 [법조계에 물어보니 726]
입력 2026.06.04 17:14
수정 2026.06.04 17:15
장윤기, 지난달 5일 오전 광주 광산구서 여고생 살해 혐의
경찰 일반 살인 혐의 적용…송치 이후 檢 '강간 등 살인' 적용
법조계 "성폭행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 관건…법정형 차이 커"
"부검 결과 비롯 신체 남은 저항 흔적 등 정황 종합 검토해야"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에 서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에서 귀가 중이던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윤기(23)에게 검찰이 기존 일반 살인보다 무거운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장윤기가 피해자를 성폭행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공소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인정될 경우 장윤기의 형사 책임이 크게 무거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진희)는 최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 등으로 장윤기를 구속기소했다. 장윤기는 지난달 5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보행로에서 귀가 중이던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자 흉기를 휘둘렀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또 다른 고교생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찰은 장윤기가 외국인 여성에게 구애를 거절당한 데 대한 분노를 범행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고 일반 살인 혐의 등을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송치 이후 검찰은 구속기간을 연장해 보완수사를 진행한 결과 범행의 본래 목적이 성폭행에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장윤기가 피해자를 차량 방향으로 끌고 가려 했던 점과 과거 아르바이트 동료인 외국인 여성에게 저지른 성폭력 범행 수법이 이번 사건과 유사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기존 일반 살인 혐의 대신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의 핵심이 단순히 혐의가 추가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범행 동기에 대한 법적 평가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에 있다고 본다. 형법상 일반 살인죄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만 선고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재판에서는 장윤기에게 성폭행 목적이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강간 등 살인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단순 살해 의도뿐 아니라 성폭력 범행과 살인 사이의 관련성이 인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 임예진 변호사(아리아 법률사무소)는 검찰이 추가 적용한 강간 등 살인 혐의가 재판에서 유지될 수 있을지가 향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 변호사는 "결국 피고인에게 성폭행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강간 등 살인죄는 일반 살인죄와 비교해 법정형 차이가 매우 큰 만큼 검찰도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검 결과를 비롯해 피해자의 신체에 남은 저항 흔적, 범행 전후 행적,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등 다양한 정황이 종합적으로 검토될 것"이라며 "성폭행 시도 정황이 종합적으로 검토될 것"이라며 "성폭행 시도 정황이 의학적·과학적 증거로 확인된다면 검찰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지만 반대로 입증이 충분하지 않다면 재판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