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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탱크데이' 모욕죄 성립할까 [법조계에 물어보니 724]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6.02 16:32
수정 2026.06.02 16:32

특정성·고의성 입증 관건…법조계 "성립 가능성 낮아"

"대상 범위 너무 넓고 단순 명칭만으론 경멸 표현 불인정"

스타벅스코리아는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2주일 동안 충전 금액 사용 비율 조건과 관계없이 고객이 요청할 경우 한시적으로 환불을 지원하겠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연합뉴스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을 수사 중인 경찰이 모욕죄 법리 검토에 집중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5·18 유공자·유족이 피해자로 특정될 수 있느냐다.


5·18기념재단과 공법 3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유족회)는 지난달 2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마케팅 담당자 등을 5·18특별법 위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광주 서부경찰서에 고소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1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강제수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이 다 있다"며 관련 법리와 판례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고소 혐의들의 실제 성립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


우선 5·18특별법 위반 혐의는 인정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특별법상 처벌이 이뤄지려면 '5·18은 폭동이었다',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식의 허위 사실을 직접 적시하거나 유포해야 한다. '탱크데이' 명칭이 유족에게 정신적 고통을 준 것은 사실이더라도, 허위 사실을 의도적으로 유포했다고 보기에는 법리적 인과관계가 느슨하다는 지적이다.


명예훼손 혐의도 마찬가지다. 집단 표시에 의한 명예훼손이 인정되려면 집단의 규모가 작거나 구성원 개개인이 명확히 특정돼야 한다. 수만 명에 이르는 5·18 유공자·유족 전체를 피해자로 묶기는 어렵고, 단순한 행사 명칭 사용만으로 '비방의 목적'을 증명하기도 쉽지 않다.


스타벅스코리아가 46주년을 맞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 데이' 이벤트를 진행한 데 대해 사과하고 행사를 즉각 중단했다.ⓒ연합뉴스

경찰 수사의 초점은 모욕죄로 향하지만 이 역시 벽이 높다.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경멸적 감정을 담은 표현이 있어야 하고 동시에 그 대상이 특정돼야 한다. 대법원은 집단 표시에 의한 모욕죄 성립 여부를 집단의 크기와 성격, 피해자의 지위 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5·18 유공자들이 특정됐다고 보기도 의문인 데다, '탱크데이'라는 표현만으로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고의성과 특정성이 동시에 충족돼야 하는데 둘 다 인정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고의성 입증도 과제다. 커머스팀 관계자 3명은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고 있고, 사내 메신저 서버 저장 기간도 일주일에 불과해 최초 기획 단계의 대화 내용 확인이 어렵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검토하는 이유도 고의성 입증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서다.


최 변호사는 정용진 회장의 개인 책임론에 대해서도 "담당 실무자가 문제라면 몰라도 회장이 결재 과정에서 숨은 의도를 알았거나 지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형사적으로 문제가 되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변호사는 "탱크데이라는 표현이 5·18을 직관적으로 연상시킨다고 일반인들이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며 "마케팅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은 가능하지만 형사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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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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