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권력까지 삼킨 민주당…국민의힘은 TK·경남만 겨우 지킬 듯
입력 2026.06.04 04:41
수정 2026.06.04 04:42
4일 오전 4시 광역단체장 개표 결과
민주당 서울·부산 비롯해 13곳 우세
국힘 3곳 앞서…'정권 안정론'에 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과 위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전국을 집어삼키며 압승을 거뒀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통적 지지 기반인 대구와 경북, 경남 만을 지켜내는데 그칠 것으로 보이며 사상 초유의 '전국 선거 3연패'라는 치명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 전망이다. 민심이 '정권 심판' 대신 '정권 안정'을 선택함에 따라, 이재명 정부의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4일 오전 4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수도권을 포함한 13개 지역을 싹쓸이할 전망이다. 선거 초반 격전지로 분류됐던 중원(충청)과 낙동강 벨트(부산·울산)마저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면서 여당의 완승으로 막을 내리기 일보직전이다.
민주당은 현재 △서울(정원오 후보) △경기(추미애 후보) △인천(박찬대 후보) △부산(전재수 후보) △강원(우상호 후보) △충북(신용한 후보) △충남(박수현 후보) △대전(허태정 후보) △세종(조상호 후보) △울산(김상욱 후보) △전남광주(민형배 후보) △전북(이원택 후보) △제주(위성곤 후보)에서 앞선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대구(추경호 후보) △경북(이철우 후보) △경남(박완수 후보) 단 3곳에서만 승기를 들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이재명 정부의 국정 기조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정권 안정론이 중도층까지 폭넓게 흡수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승리로 민주당은 행정과 입법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 향후 정부 입법 과제 추진 및 개혁 과제 이행에 막강한 추동력을 얻게 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와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유세를 하면서 첫 번째로 이번 선거는 이 대통령에게 힘 실어주는 선거다(라고 했다)"라며 "두 번째로 내란을 청산해야 하고 내란 잔불도 제거해야 하는데 감옥 3인방이 돌아다니는 걸 보고 '두고 보시겠냐', '확실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들께서 저와 생각이 비슷해 선거가 압승하게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및 의원, 당직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구조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반면 국민의힘은 참담한 패배의 충격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은 대구와 경북 등 '안방 텃밭' 2곳을 수성하는 데 그쳤다. 서울시장·부산시장 사수 실패 가능성이 커진 것은 물론이고, 지난 선거에서 선전했던 지역마저 힘없이 무너졌다.
국민의힘 내부가 받는 충격은 이번 패배가 단발성 악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지난 2024년 22대 총선과 2025년 21대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여당에 헌납하면서 '전국 단위 선거 3연패'라는 늪에 빠지게 됐다.
당장 당내에서는 '장동혁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당의 인물, 조직 전반을 통째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인적·조직 쇄신 압박'이 거세게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4선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장 대표는 당 대표가 아니라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조만간 사퇴까지 포함한 거취 표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인 당 정비가 시급하지만 지지 기반이 대구·경북(TK)과 경남으로 고립되면서 '보수 재건'의 길은 더욱 험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영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지금 보수가 이렇게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분열과 배신"이라며 "스스로 분열해서 좌파에 권력을 헌납한 비겁한 무리들을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