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푼 고전문학·예술서…친근하게 소통하는 출판사 ‘앤의서재’ [출판사 인사이드㉞]
입력 2026.06.03 16:31
수정 2026.06.03 16:31
“‘책 읽는 걸 어려워하는 시대’…진입장벽 낮추고파”
<출판 시장은 위기지만, 출판사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랜 출판사들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며 시장을 지탱 중이고, 1인 출판이 활발해져 늘어난 작은 출판사들은 다양성을 무기로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다만 일부 출판사가 공급을 책임지던 전보다는, 출판사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대형 출판사부터 눈에 띄는 작은 출판사까지. 책 뒤, 출판사의 역사와 철학을 알면 책을 더 잘 선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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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모있는’ 인문교양→쉽게 푼 고전문학, 앤의서재가 낮추는 진입장벽
앤의서재는 인문교양서부터 에세이, 예술 서적까지.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책을 선보인다. ‘읽는 재미, 기발한 상상력, 미래의 가치를 담은 책을 만든다’는 슬로건 아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한다.
한선화 앤의서재 대표는 “모든 책이 기본적으로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만, 앤의서재는 그 안에서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콘텐츠로 ‘책 읽는 걸 어려워하는 시대’에 독자들의 독서 진입장벽을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책으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고 출판사의 목표를 설명했다.
‘언어’를 인문학적 관점으로 풀어낸 ‘어른의 어휘력’과 독자들의 호응을 받은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이 대표적이다. ‘어른의 어휘력’을 통해선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여성작가 클래식’을 통해선 고전문학을 향한 진입장벽을 낮췄다.
먼저 ‘어른의 어휘력’은 지금 어른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한 대표는 이 책에 대해 “보통 어휘력은 성인이 되기 전에 기르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어른에게는 따로 그 중요성이 강조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른의 어휘력’은 어른에게도 요구되는 어휘력이 분명 존재함을 환기시키고, 삶의 여러 불편이 실제 ‘어휘력’ 때문일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책”이라고 설명했다.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쓸모있는 인문학’으로,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어휘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지금까지도 독자들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되고 있어 감사했다. 한 대표는 “출간한 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또 그 책을 시작으로 이후 ‘어휘력’, ‘문해력’ 키워드가 하나의 출판 트렌드가 돼 관련 책들이 많이 출간된 터라 여러모로 내게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책 외에도 모호한 감정을 선명하게 밝혀 ‘내 삶’을 살게 해주는 말 공부책 ‘감정 어휘’, 모든 경험이 지식이 되는 질문 수업 ‘내 인생의 배경지식 한 권 교양’ 등 다양한 인문교양서를 통해 독자들에게 실질적은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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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작가 클래식’을 통해선 고전문학을 새로운 관점으로 들여다봤다. “고전문학을 새로운 방식으로 제안해 볼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기획한 시리즈”라고 이 책의 출발점을 설명한 한 대표는 현대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획을 고민한 끝에 여성 작가들의 대표작들을 모았다. 이에 대해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만으로 위험한 시대가 있었고, 그럼에도 그 시대에 글을 썼던 여성들은 존재했다’는 콘셉트가 이미 도전과 성장의 고민을 안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공감과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며 “여성 작가들은 어려운 환경과 역경을 극복해야만 글을 쓸 수 있었으니까, 그 안에는 자연스럽게 꿈과 주체성, 자립, 새로운 도전이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리고 각각의 책을 떼어놓고 읽을 때와 달리 첫 번째 책인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먼저 읽고 여성작가 시리즈 안에서 읽으면 새롭게 읽히는 게 있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대번역’으로 번역 차별화를 시도, ‘완독률’을 높이는 등 ‘어려운’ 고전문학을 향한 진입장벽을 낮춘 것에 뿌듯함도 느꼈다. 현재 이 시리즈는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 등 6권까지 출간됐다. 한 대표는 “앞으로도 매년 한 권씩 꾸준히 낼 생각”이라고 다음 고전문학들도 예고했다.
◆ 독자들 취향을 파고드는 앤의서재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노력은 계속된다. 시의적절한 소재로 독자들의 일상을 파고드는 한편, 서울국제도서전을 비롯한 행사를 통해 독자들을 직접 만나기도 한다.
“독서율은 점점 줄고 있지만 그럼에도 분명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젊은 잠재 독자군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된 것은 출판사 입장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텍스트힙’(독서는 힙하다) 열풍의 장점을 짚은 한 대표는 “책에 담기는 고유의 콘텐츠 자체를 읽는 이들에게만 맞춰 내는 건 위험한 일이고 출판 다양성을 해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독자들의 라이프스타일, 책을 선택하는 방식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책을 어려워하는 독자들이 보다 쉽게 경험할 수 있게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는 일은 출판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국제도서전, 군산북페어, 퍼블리셔스테이블 등에 참가하며 독자들과 소통하는 방식, 또는 그들의 취향을 발견하는 방식을 즐겁게 실험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독자들의 취향도 깊게 파고든다. 한 대표는 “SNS, 인공지능 등의 영향으로 정보와 지식은 누구에게나 쉽게 주어지지만, 자기 고유의 지식으로 만드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는 사회가 되고 있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취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주력 분야인 인문, 에세이는 물론, 예술적 취향을 갖게 도움을 주는 책들도 출간할 계획이다. 예술서 역시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장벽이 있을 수 있지만, 이번에도 앤의서재만의 관점으로 쉽고, 즐겁게 풀어낸다.
한 대표는 “‘화가도 그리는 사람이기 전에 보는 사람이었다’는 관점에서 출발하는 인문학적 그림 읽기 책 ‘보는 사람, 화가’, 감정별로 클래식 음악을 추천하는 실용적 음악 읽기 책 ‘모든 순간의 클래식’과 같이 보다 쉽고 친근한 기획으로 다가가려고 하고 있다”며 “그리고 책으로만 예술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기본으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문화 행사도 함께 기획해 나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