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전복·넙치 앞세워 ‘일본상륙작전’…20조원 시장 넘본다
입력 2026.06.01 12:05
수정 2026.06.01 12:05
수산물 수입 세계 3위 국가 일본
최근 5년 韓 수산물 수출액 6.8%↑
수협 오사카사업소, 1년간 55억원 수출
3년 내 현지법인 전환해 시장 확대
전복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일본은 수산물 수입 세계 3위 국가다. 지난해 기준 일본 수산물 수입액 131억 달러를 기록했다. 원화로 약 20조원에 달한다. 2000년 이후 최고 수입액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이 일본으로 수출한 수산물은 약 6억8000만 달러(약 1조 251억원) 수준이다. 김과 참치가 각각 2억2300만 달러(약 3362억원), 1억6700만 달러(약 2517억원)로 가장 많다. 전복과 넙치는 각각 3700만 달러(약 573억원), 2130만 달러(약 321억원)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전체 수출액은 약 6.8% 늘었다. 다만 수출량은 1만2400여t 줄었다. 일본 내 식습관 변화와 인구 감소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일본은 한때 불교 등 영향으로 소고기를 먹지 않았다. 일왕이 육식 금지령을 내릴 정도였다. 19세기 메이지 유신 전까지 일본 식탁에는 육고기를 대신해 수산물이 올랐다. 섬나라인 지형적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정부는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산 수산물 수출에 많은 힘을 쏟아 왔다. 한류 열풍에 ‘김(GIM)’은 제2의 반도체라 불릴 정도로 수출 효자 상품이 됐다.
정부는 이런 수출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7개국 11개 지점에 무역지원센터를 만들었다. 일본은 도쿄에 있다. 무역지원센터는 수협중앙회를 중심으로 현지 수요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특히 수협은 무역지원센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사업소까지 개설했다. 수협은 지난해 2월 오사카에 무역사업소를 열고 활전복과 활넙치를 중심으로 일본 수출을 확대 중이다.
수협은 오사카 무역사업소에 대해 “단순한 해외 지사 개념을 넘어, 기존 수산물 수출 구조를 바꾸는 ‘현지 직접 유통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차별성 있다”며 “특히 기존의 민간 수출상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수협이 직접 일본 현지 유통망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수협에 따르면 기존에는 국내 수산물을 일본으로 수출하면 중간 상인이나 현지 도매상을 거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오사카 무역사업소는 수협이 직접 일본 현지 구매자(바이어)와 거래하고 유통하는 구조. 즉 생산과 수출, 현지 유통 전 과정을 수협이 직접 연결하는 첫 사례다.
김동희 오사카무역사무소장은 “전복과 넙치, 붕장어 등 활수산물은 신선도가 핵심인데, 오사카 사업소는 활어 운반 차량을 선박에 그대로 싣는 방식”이라며 “부산항에서 일본 하카타, 시모노세키까지 연결하는 체계를 운영한다. 이는 단순 수출이 아니라 ‘살아있는 상태 그대로 현지 공급’이 가능한 물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사카는 일본 서부 최대 상업 도시다. 간사이권 수산물 소비 중심지이자 교토와 고베, 나라까지 연결되는 대형 소비권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 일본 내 도매시장과 외식업체 접근성도 뛰어나다.
김동희 수협 오사카무역사무소장이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김 소장은 “수협이 직접 현지 유통에 참여하면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일 수 있어 어업인 수취가격 안정 효과를 기대한다”며 “또한 일본 현지 소비 동향과 가격 정보를 실시간 확보할 수 있어, 향후 국내 생산, 출하 전략까지 연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수협은 오사카 무역사업소 개소 첫해 총 55억원의 수산물을 일본에 수출했다. 활전복이 38억원, 활넙치는 13억원 수출했다. 특히 기존 거래가 없던 업체 4곳과 새로 거래를 텄다는 점이 중요하다. 새로운 시장 개척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수협이 전복과 넙치를 주요 수산물로 선택한 이유가 있다.
김 소장은 “광어(넙치)와 전복은 일본에서 양식을 많이 했는데 동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양식장이 사라졌다”며 “마침 한국 양식 전복과 일본 양식 전복이 같은 품종이다 보니 우리 전복에 (일본이) 관심을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이 중국산 활전복도 수입하고 있지만, 품질에서 한국산을 최상으로 쳐주고 있다”며 “올해 수출 목표액을 전년대비 약 20% 늘어난 66억원으로 높였다”고 말했다.
수협이 수출 확대에 나서는 이유는 회원, 즉 어민 소득 증대다. 특히 국내 어민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이 절실하다는 게 수협 판단이다. 국내 시장만으론 한계가 분명하다는 의미다. 수협이 이웃 나라, 세계 수산물 수입 3위의 경제 대국 일본 시장을 직접 두드리는 이유다.
수협은 나아가 향후 2~3년 내 오사카무역사업소를 현지 법인화할 계획이다. 일본법인을 세워 한국산 수산물을 직접 유통하겠다는 목표다. 활수산물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충하고, 구매자 발굴 확대와 3자 무역 등 사업 기반 고도화를 추진한다.
현지 법인 전환 준비를 위해 인력 보강 등 조직 확대는 물론, 활수산물 수출과 유통 수익모델 다각화를 준비 중이다. 나아가 선어와 냉동 수산물 비중을 늘려 수출 이익률을 끌어올린다는 계산이다.
김 소장은 “수협 오사카사무소의 장점은 안정성과 현지에 거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라며 “오사카무역사업소는 단순한 해외 진출이 아니라 향후 미국·동남아 등 해외시장 확대를 위한 시범 모델 성격으로 수협이 국내 판매 지원 기관을 넘어 글로벌 유통 조직으로 역할을 확대하는 첫 출발점이라는 상징성”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