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같은 인천인데 왜 더 내나”…‘버스요금 역차별’에 영종주민 분통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입력 2026.06.04 10:47
수정 2026.06.04 10:48

영종구 상징물 ⓒ 인천 중구 제공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영종국제도시 주민들의 오랜 불만인 ‘버스요금 역차별’ 문제가 결국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천 도심과 같은 생활권에 속해 있으면서 더 비싼 시내버스 요금을 부담해 온 영종 주민들의 민원이 수년째 이어지자 행정당국이 요금체계 개편에 나선 것이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영종은 인천국제공항과 대규모 주거단지가 밀집한 지역임에도 철도와 광역교통망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주민 상당수가 버스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중교통 이용 부담은 인천 내 다른 지역보다 높아 주민들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영종·용유지역을 운행하는 중구 공영버스는 일반 시내버스보다 높은 ‘간선형 요금체계’가 적용되면서 사실상 같은 시내버스를 이용하면서도 더 많은 비용을 내야 하는 구조였다.


실제 공영버스 성인 카드요금은 1500원으로 인천 지선버스 요금인 1200원보다 300원 높았다.


청소년 요금 역시 1050원, 어린이 요금은 600원이 적용되면서 학생과 고령층의 부담도 적지 않았다.


주민들은 “교통망은 부족한데 요금까지 더 비싸다”며 형평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영종 지역 특성상 출퇴근과 통학, 병원 이용, 공항 출입 등을 위해 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주민이 많은 만큼 체감 부담이 더욱 컸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종은 인구 증가 속도에 비해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이 뒤따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공항신도시와 하늘도시, 운서·운남동 등 생활권이 넓게 분산돼 있지만 노선은 제한적이고 배차 간격도 길어 주민들은 버스를 사실상 ‘생활 필수재’로 이용해 왔다.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인천 중구는 결국 공영버스 요금체계를 전면 손질했다.


오는 7월부터 기존 간선형 요금제를 지선형 요금제로 변경해 성인 요금을 15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인하하기로 했다.


청소년은 1050원에서 850원, 어린이는 600원에서 500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적용 대상은 영종·용유지역을 운행하는 공영버스 12개 전 노선이다.


중구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요금 인하를 넘어 교통 여건이 열악한 영종 주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민생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요금 인하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종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교통비 절감이 아니라 육지 지역과 동등한 수준의 교통 서비스 제공이라는 것이다.


운남동 김모(63) 씨는 “영종은 인천 안에서도 사실상 섬 생활을 하는 지역인데 버스 노선도 부족하고 요금도 비쌌다”며 “교통비 부담뿐 아니라 이동권 자체가 제한받는다는 느낌이 강했다”고 말했다.


지역 교통 전문가들도 영종의 교통 문제를 단순한 버스요금 논란이 아닌 ‘교통 접근성 격차’ 문제로 보고 있다.


공항 배후도시로 성장하면서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광역버스와 철도, 환승체계는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영종구 출범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교통 문제가 핵심 민생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버스 증차와 광역노선 확대, 영종 트램 추진, 공항근로자 맞춤형 교통대책 등이 잇따라 공약으로 제시되는 배경 역시 주민들의 누적된 교통 불만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지역사회는 이번 요금 인하를 시작으로 영종 주민들이 더 이상 ‘교통 소외지역’이 아닌 실질적인 수도권 생활권으로 편입될 수 있는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버스요금 인하가 끝이 아니라 영종 교통체계 전반을 재설계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