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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KDDX 7.8조 수주전…HD현대 vs 한화오션 '맞대결'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5.28 17:02
수정 2026.05.28 17:05

HD현대重 막판 참전…한화와 경쟁 구도 재형성

보안감점 연장 놓고 법적 대응…평가 변수로 부상

7.8조 구축함 사업권 경쟁, 향후 시장 주도권 가른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 조감도(KDDX) ⓒHD현대중공업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국내 특수선 사업 양대 산맥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사이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보안감점 논란 속에서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2차 입찰에 참여하면서 3년 가까이 이어진 갈등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전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앞서 진행된 1차 입찰은 HD현대중공업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한화오션의 단독 응찰로 유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2차 입찰에는 마감 직전 참여를 결정하면서 다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HD현대중공업은 전날 입찰 참여 결정과 동시에 법원에 ‘보안감점 연장 적용 금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회사 측은 “보안감점 적용이 법적 근거 없이 부당하게 연장됐다”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은 과거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시절 작성한 KDDX 관련 자료를 직원들이 유출한 사건으로 KDDX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보안감점을 적용 받고 있다. 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직원 9명 중 8명은 2022년 11월, 1명은 2023년 12월 각각 유죄가 확정됐다.


방위사업청은 당초 두 사건을 묶어 벌점 적용 기한을 2025년 11월까지로 잡았으나, 이후 재검토를 거쳐 마지막 유죄 확정 시점인 2023년 12월을 기준으로 감점 적용 기한을 올해 12월까지 연장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 과정이 부당하다고 보고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방사청은 다만 가처분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평가 절차는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법원 송달 절차가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가처분에 대한 내용을) 받은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어 “재입찰에서는 두 업체가 모두 등록했기 때문에 제안서 평가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정해져 있는 배점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DDX 입찰에서 특정 요소를 중점적으로 보기보다는 기존 평가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기겠다는 의미다.


KDDX는 총 사업비 약 7조8000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6000톤급 차세대 구축함 6척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특히 기존 구축함이 미군의 이지스 체계를 도입한 것과 달리 KDDX는 전투체계를 포함한 핵심 기술을 국산화하는 첫 구축함 사업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KDDX 사업은 개념설계부터 후속함 건조까지 단계별로 추진된다. 초반 밑그림 역할을 하는 개념설계는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맡았고, 함정 구조와 주요 전투체계 등을 구체화하는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행했다. 이후 본격적인 함정 건조 단계인 상세설계 및 선도함 사업자를 정하는 과정에서 양사 간 경쟁이 격화되며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게 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맡는 수의계약 방식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많았다. 함정 구조와 무기 체계, 전투 시스템이 기본설계 단계에서 사실상 결정되는 만큼 후속 절차도 동일 업체가 수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KDDX 관련 군사기밀 유출 사건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한화오션은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을 요구했고, 방사청은 지난해 상세설계 단계부터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후 양사는 고소·고발전까지 벌이며 갈등을 이어왔고, 이번 2차 입찰 참여로 다시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됐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의 참여를 단순 수주전 복귀를 넘어 향후 함정 시장 주도권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고 있다. KDDX 사업 자체의 수익성만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만큼 향후 해외 함정 수출 경쟁력과 후속 사업 수주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KDDX는 사업 자체의 수익성만 볼 문제가 아니라 국내에서 구축함 건조 경험을 확보해야 해외 수출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사업”이라며 “국내 운용 실적(트랙 레코드)이 있어야 해외 시장 진출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다만 감점 문제가 실제 평가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방산 사업은 평가 점수 차가 소수점 단위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아 보안감점이 당락을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방산 입찰은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점수가 같게 나오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치열하게 진행된다”며 “보안감점이 적용될 경우 한화오션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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