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장기육 교수, 72억 규모 국가 리더연구자 선정
입력 2026.05.28 09:51
수정 2026.05.28 09:52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 응용의학 분야 유일 선정
‘동맥경화반 퇴행 유도’ 기반 차세대 심혈관 치료 연구
9년간 연 최대 8억원 지원 받아 장기 프로젝트 수행
장기육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육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교수(순환기내과)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6년도 기초연구사업 리더연구자(유형A)’에 선정됐다. 국내 최고 수준의 장기 기초연구 지원사업에 응용의학 분야 연구자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면서, 향후 9년간 총 72억원 규모의 연구를 수행하게 됐다.
리더연구자 사업은 세계적 수준의 이공분야 연구자를 선정해 장기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국가 기초연구 프로그램으로, 1997년부터 이어져 온 대표 연구지원 사업이다. 올해는 총 18명의 연구자가 선정됐으며, 장 교수는 유형A 연구자로서 연간 최대 8억원씩 9년간 지원받는다.
장 교수의 연구 주제는 ‘죽상동맥경화반 퇴행 유도 기반 차세대 난치성 심혈관 질환 치료 전략’이다. 죽상동맥경화반은 혈관 내벽에 지방과 염증세포 등이 축적되며 생기는 병변으로, 급성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로, 매년 약 1800만명이 관련 질환으로 숨지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불안정 동맥경화반 파열로 인한 급성 혈관 사건에서 비롯된다. 국내에서도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죽상동맥경화증 환자 수는 2019년 10만8599명에서 2023년 17만434명으로 4년 새 약 57% 증가했다.
죽상동맥경화반은 발생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질 경우 심장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협심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가슴 통증이 나타나지만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반면 혈관이 완전히 막혀 혈액 공급이 차단되면 심장 근육이 손상되면서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근경색은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지속되며, 심장 근육에 30분 이상 혈액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세포 괴사가 발생해 심부전이나 급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장 교수 연구팀은 병변을 안정화하는 수준을 넘어, 동맥경화반 자체를 선택적으로 퇴행시키는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난치성 심혈관 질환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장 교수는 약 30년간 심혈관 중재시술 분야 연구를 이어왔다. 지난 2021년에는 전국 35개 대학병원과 환자 3300여명이 참여한 국내 최대 규모의 급성심근경색 항혈소판제 비교 연구 ‘TALOS-AMI’ 결과를 국제학술지 The Lancet에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스텐트 시술 이후 항혈소판 치료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전략이 출혈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며 국제 진료지침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2022년에는 가톨릭대 의과대학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심근경색 후 심부전 진행을 억제하는 Trem2 유전자 발현 대식세포군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했다. 임상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를 기초연구로 확장해온 연구 흐름이 이번 리더연구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장기육 교수는 “심혈관 질환 치료에서 지금까지는 동맥경화반을 안정시키거나 혈관 협착을 해소하는 데 집중해왔다면, 이번 연구는 경화반 자체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향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기초와 임상의 접점에서 얻은 연구 경험을 토대로 실제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장 교수는 2012년부터 가슴을 열지 않고 카테터를 이용해 대동맥판막을 교체하는 경피적대동맥판막치환술(TAVI)을 1000례 이상 시행했으며, 2021년에는 국내 최초로 경피적 대정맥 판막 치환술에 성공하는 등 심장 중재의학 분야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장을 역임했으며, 오는 9월부터는 대한심혈관중재학회 회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