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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체’ 신현빈 “적대감 대신 유대감, 전지현과의 묘한 관계성 흥미로워” [칸 리포트]

데일리안(프랑스, 칸) =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5.17 09:07
수정 2026.05.17 09:07

"칸 입성, 영화적인 순간 설레"

배우 신현빈이 영화 '군체'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티빙 오리지널 '괴이'에서 극본을 쓴 연상호 감독과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과 영화 '얼굴'에 이어 이번 '군체'까지 연달아 이름을 올린 신현빈은 감독과의 단단한 신뢰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영화 축제에 당당히 입성하며 배우 커리어의 정점을 찍게 됐다.


ⓒ쇼박스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에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군체'에서 신현빈은 생명공학부 교수이자 특별조사팀 소속인 공설희를 연기했다. 극 중 공설희는 쇼핑몰 안에 고립된 권세정(전지현 분)과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위기 상황 속에서 같은 뜻을 품고 합심하는 인물이다. 여기에 공설희의 현 남편이 권세정의 전 남편이라는 복잡하고 묘한 과거사까지 얽혀 있어, 두 인물이 보여줄 긴장감 넘치는 관계성에 섣부른 예측을 불허한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벌 테라스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난 신현빈은 첫 칸 진출에 대한 설렘과 함께, 늦은 밤 진행된 미드나잇 스크리닝의 열기를 차분하게 돌아봤다.


“사실 상영이 여러 상황 때문에 조금 미뤄지기도 해서 걱정했거든요. 날씨도 쌀쌀한데 밤늦게까지 기다리시는 분들 괜찮을까 싶었는데, 입장할 때부터 극장에 착석하고 영화가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너무 응원해주시고 따뜻한 마음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이 영화를 같이 만들어가는 과정 같기도 하고, 이것조차 영화의 한 부분 같은 느낌이었어요.”


공설희는 자기 감정보다 전체를 생각해야 하는 인물인 동시에, 사건이 벌어지는 쇼핑몰 바깥에서 상황을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역할인 만큼 연기적인 고민도 깊었다.


“공설희는 참 좋으면서 어려운 역할이구나 생각했어요. 감정에 너무 치우쳐서도 안 될 것 같고 그렇다고 너무 무감정해서도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 사람이 가진 기본적인 성향이 어떤 사람일까를 제일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굉장히 현명한 사람이고 자기 감정보다 전체를 더 생각하려는 사람, 무엇이 더 나은지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더라도 스스로를 설득하려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바깥에도 그런 상황이 있다는 게 어려운 점이었던 것 같아요. 안쪽의 절체절명한 상황과는 또 다르잖아요. 한 단계 거쳐서 바깥에서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라, 보는 분들 입장에서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그렇게 보이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감독님이 그 부분을 굉장히 잘 조율해주신 것 같고, 저희도 안쪽에서 찍은 장면들을 모니터로 많이 보면서 톤을 맞췄어요. 또 함께한 선배님들이 주는 힘과 에너지가 분명 있었고 저도 그런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장점으로 생각해보면 안쪽 상황이 워낙 강렬하니까 오히려 든든한 느낌도 있었어요. ‘저쪽은 저쪽대로 잘 되어 있으니 우리가 이 정도를 하면 더 재밌어지겠지’, ‘감독님이 잘 밸런스를 맞춰주시겠지’ 이런 생각도 했고 여러 마음이 왔다 갔다 했던 것 같아요.”


극 중 전 부인인 권세정(전지현 분)과 현 부인인 공설희로 얽힌 독특한 관계성에 주목했다. 통상적인 대립 관계에서 벗어나 서로에게 감정적인 동질감을 느끼는 구조에서 작품만의 차별점을 발견했다.


“대본 처음 봤을 때 제일 재밌었던 부분이 그 관계였어요. 보통 두 여자 관계는 긴장감 있고 적대적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굉장히 가까운 마음을 느끼는 관계로 설정돼 있다는 게 흥미로웠어요. 관객분들한테도 새롭게 느껴질 수 있겠다 싶었고요. 같이 연기하지 않고 먼저 찍은 걸 서로 받아서 연기했는데, 그게 또 묘한 든든함과 위안이 있었어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마음을 서리에게 심어줄 수 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관객분들도 그 관계를 재밌게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쇼박스

물리적으로 고립된 역할이었지만 현장에서는 동료 배우들과 어우러지며 외로움을 덜었다. 반면 카메라 앞에서는 인물이 처한 환경과 심리에 깊이 몰입하며 캐릭터의 내면을 구축해 나갔다.


“현장에서는 저와 함께 나오는 선배님들도 있어서 나름 재밌었어요. 그래서 딱히 혼자라는 생각은 안 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캐릭터가 외롭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누가 옆에 있지만 사실 누구도 나와 같은 마음은 아니고, 가장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오히려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이잖아요. 둘 다 되게 다른 사람이지만 외로운 사람들이고 또 정의로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외로움이나 괴로움이 연기할 때 도움이 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연상호 감독과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추고 있지만, 매 작품 새로운 세계와 캐릭터를 만나는 만큼 연기적인 익숙함 대신 늘 신선함을 마주했다. 신현빈이 연상호의 사단인 이유다.


“작품이 다르고 캐릭터가 다르니까 매번 새로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배우는 계속 새로운 인물을 새로운 세계에서 만나는 거니까요. 익숙함의 장점이라면 감독님이 굉장히 명쾌하게 이야기해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다는 거예요. 내가 뭔가를 했을 때 거기서 방향을 잡아주실 거라는 믿음이요. 그렇다고 ‘이번엔 이렇게 하면 OK 나오겠지’ 같은 익숙함은 안 생겨요. 결국 몇 작품을 해도 ‘이번엔 어떻게 다르게 해볼까’를 계속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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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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