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좋아졌는데 금리도 '쑥'…한은, 5월 금통위서 '인상 카드' 만지나
입력 2026.05.15 07:03
수정 2026.05.15 07:03
은행채 금리 연 4% 상회하는데
중동발 유가 쇼크로 물가 상방 압력 ↑
한은 오는 28일 금통위 속 딜레마
최근 은행채(신용등급 AAA, 5년물 기준) 금리는 연 4.137%로 집계됐다.ⓒ연합뉴스
중동 사태 등의 영향으로 은행채 금리가 2023년 12월 이후 4%대를 돌파하는 등 시장 금리가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로 경기 회복 신호가 뚜렷해지면서 물가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오는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은행채(신용등급 AAA, 5년물 기준) 금리는 연 4.137%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12월 초 4.17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은행채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지표물이다.
이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곧 서민과 기업의 이자 부담이 직접적으로 커진다는 의미다.
최근의 금리 상승세는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주목할 점은 최근의 견조한 경제 성장세가 금리 인상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물가 국면에서 금리를 올리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 경제는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7%로 예상보다 높았고,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3.6% 내외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한은의 정책 무게중심이 인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대외적인 변수가 관건이다. 중동 사태로 인해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그대로 반영된다.
올 초부터 이어진 유가 불안이 하반기 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물가 상승률이 유가 충격을 받을 경우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고금리와 고물가가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수요가 넘쳐서 생기는 물가 상승은 금리 인상으로 통제가 가능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고착화는 통화 정책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는 28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통위의 결정이 통화 긴축으로 기울고 있다.
실제로 한은 내부에서도 물가 불안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나오는 모습이다.
이미 시장 금리가 4%대로 올라온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추가로 인상할 경우, 가계부채 부실화와 내수 소비 절벽이 한꺼번에 닥칠 수 있다는 우려다.
반도체 등 특정 업종의 수출 지표는 양호하지만, 내수를 지탱하는 가계와 자영업자들은 고금리와 고물가에 힘들다는 점도 문제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물가는 오르는데 금리 인상으로 소비가 위축되면 경기 침체 속 물가가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며 "이달 말 한은의 결정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