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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천하' 전기차 시장…정부, 보조금 평가제로 '국산차 살리기'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5.13 12:01
수정 2026.05.13 12:01

국내 생산·고용·AS망까지 보조금 평가 반영

기존 국산차 우대 구조에도 수입 전기차 확대

보조금 사업 참여 기준 완화…시장 영향은 변수

전기차 충전소 모습. ⓒ뉴시스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에 국내 생산·고용·사후관리 체계 등을 반영하는 ‘사업자 평가제’를 도입한다.


최근 테슬라와 중국계 브랜드 등을 중심으로 수입 전기차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단순 친환경차 보급을 넘어 보조금 정책을 국내 산업 생태계와 연계하는 계획이다.


다만 기존 보조금 체계 역시 국산차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돼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평가제가 실제 시장 흐름까지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3일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기준’을 확정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기준이 확정되면서 앞으로는 일정 기준 이상을 충족한 제작·수입사만 전기차 보급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그동안은 차량 가격과 주행거리, 배터리 효율 등 ‘차량 성능’ 중심으로 보조금 지급 여부를 결정했다면, 앞으로는 제작·수입사의 국내 산업 기여도와 사후관리 역량까지 함께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공급망·고용·AS까지 평가…보조금 기준 바뀐다


평가 항목은 ▲기술개발 역량(10점) ▲공급망 기여도(40점) ▲환경정책 대응(15점) ▲사후관리 지속성(20점) ▲안전관리(15점) 등 총 5개 분야로 구성됐다. 총점 100점 가운데 60점 이상을 획득하면 보조금 지급 대상 사업자로 선정된다.


이번 평가제 핵심은 공급망 기여도다. 전체 점수의 40%가 배정됐다. 국내 양산라인 보유 여부와 국산 부품 사용률, 국내 공동 연구개발, 고용 창출 등을 평가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국내 양산라인을 보유한 업체는 생산 및 공급 역량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국산 부품 사용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추가 점수가 부여되고, 차체 제작부터 홍보·세일즈까지 포함한 국내 고용 인원이 많을수록 점수도 올라간다.


사후관리 지속성 항목에서는 전국 단위 정비망과 부품 공급 체계 등을 평가한다. 승용차 기준 직영 정비망 15개소, 협력 정비망 30개소 이상을 확보할 경우 만점이 부여된다. 사후관리 책임 보험 가입 여부와 10년 이상 부품 공급 계약 확보 여부도 평가 대상이다.


전기차 화재 대응 체계와 사이버보안 역량도 포함됐다. 정부는 최근 전기차가 ‘움직이는 스마트폰’으로 불릴 만큼 소프트웨어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개인정보 유출과 원격제어 위험 등에 대한 대응 체계 역시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기차 충전소 모습. ⓒ뉴시
기존에도 국산차 우대…시장 흐름 바꿀지는 변수


기존 보조금 사업 역시 국산차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돼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보급사업 수행자 평가기준 개편이 국내 산업 생태계에 얼마나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지는 불확실하다.


실제 정부는 차량 가격과 배터리 효율 등을 기준으로 국산 전기차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보조금 체계를 운영해왔다. 국산 전기차 상당수는 수백만원 수준의 국고 보조금을 지원받은 반면, 일부 고가 수입 전기차는 지원액이 크게 줄거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구조였다.


그럼에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국산차 비중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승용 전기차 기준 국산차 비중은 2017년 89.5%로 10대 중 9대 수준에 달했다. 그러나 수입 브랜드 판매 확대 등의 영향으로 2018년 78.7%로 하락했고, 2019년 72.9%, 2020년에는 47.6%까지 낮아졌다.


이후 2022년 69.0%까지 회복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며 2025년에는 51.8%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4월 기준 54.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국산 중심 구조가 점차 약해진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평가제가 실제 시장 흐름을 바꿀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급망과 국내 생산, 고용 등을 평가 항목에 포함하면서 산업정책 성격은 강화됐지만, 실제 제도 강도는 당초 초안보다 상당 부분 완화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초기 초안에서 80점 이상을 획득해야 사업 참여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업계 의견 수렴 등을 거치며 최종 기준을 60점으로 낮췄다. 정성평가 비중도 대부분 정량평가로 바꿨다.


통과 기준이 완화되면서 제도 변별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 역시 실제 어떤 업체가 탈락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료를 제출받은 이후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이번 전가차 보급사업 수행자 평가기준은 국내 소비자 보호와 자동차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도”라며 “특정 업체 배제가 목적은 아니며 시장 상황과 업계 의견 등을 반영해 평가 기준을 지속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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