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 현실화 직면…17시간 마라톤 협상 최종 결렬
입력 2026.05.13 03:44
수정 2026.05.13 03:44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회의 중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에서도 임금협상 타결에 실패하면서 오는 21일 총파업이 현실화됐다. 정부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1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세종시 중노위에서 사후조정 절차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12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2차 회의는 13일 새벽 3시까지 약 17시간에 걸쳐 이어졌으나 결국 결렬로 끝났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결렬 직후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조정안을 요청했고, 약 12시간을 기다려 조정안이 나왔지만 오히려 퇴보한 안건이 담겨 있었다”며 “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중노위 조정안에는 DS·DX 부문 모두 성과급 상한 50%를 유지하는 조건이 포함됐다.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영업이익 12%를 재원으로 하되, 2026년 매출·영업이익이 국내 1위일 경우에만 지급하고 DX 부문은 제외하는 조건이 붙었다. 노조가 요구한 주식보상제도 확대 방안도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 위원장은 “조합 요구는 상한 폐지와 투명화·제도화”라며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SK하이닉스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해야 지급되는 조건으로, 우리 성과를 외부 요인에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회성 안건도 수용할 수 없어 결렬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영업이익 15% 재원 활용과 성과급 상한제 폐지, 제도화를 요구해왔다. 반면 사측은 영업이익 10% 반영과 유연한 보상제도를 고수하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경직된 보상 체계가 확정될 경우 미래 투자 재원이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협상 결렬로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합원은 약 7만3000명으로, 노조 측은 5만명 이상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30조원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거론된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76조에 근거한 제도다.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규모가 크고,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하거나 국민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다.
긴급조정이 발동되면 노조는 즉시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하며, 공표일로부터 30일간 쟁의를 재개할 수 없다. 중노위는 긴급조정 공표 즉시 조정을 시작해야 한다. 장관은 발동 전 중노위 위원장 의견을 청취하고, 이해 당사자에게 사유를 통보해야 한다.
과거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는 1969년 대한조선공사, 1993년 현대자동차, 2005년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조종사 파업까지 총 4차례에 불과하다. 오는 21일까지 노사 간 접점이 마련되지 않으면 정부 강제 개입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