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AI·로보틱스 경쟁 본격화…미래 주거 현실화 가능성은?
입력 2026.05.13 07:27
수정 2026.05.13 07:27
자율주행부터 무인 셔틀·음식배달·짐배송까지 다양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불분명 등 제도 미흡…과제로
보안 우려도…"정부 제도 개선 나서고 있어 긍정적"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건설사들이 미래 주거 청사진으로 인공지능(AI)·로보틱스 기술을 앞세우며 차세대 주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는 수주전 차별화와 운영 효율, 미래형 주거 플랫폼 선점을 위한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술 상용화 수준, 제도 및 인프라 구축, 비용 구조 등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실제 구현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수주전에서 AI와 로보틱스 기술을 적극 앞세우며 미래 주거 핵심 요소로 제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3구역 홍보관에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보틱스 기술과 AI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주거 청사진을 선보였다.
단지 내부부터 인근 지하철역과 상권까지 수요응답교통(DRT) 무인 셔틀로 이동할 수 있다. 또한 주차 로봇이 입주민 차량을 주차장으로 이동시키고, 운송 로봇 모베드(MobED)는 택배 상자나 트렁크의 짐 등을 대신 나른다.
스팟 안전 서비스 로봇은 단지 내 사각지대 순찰, 차량 이상 감지, 화재 대응 등을 담당하고, 화재 발생 시 무인 소방 로봇이 초기 대응할 수 있도록 구현할 예정이다.
GS건설도 LG전자 HS로보틱스연구소와 미래형 주거 서비스 모델을 구축 중이다.
GS건설의 주거 브랜드 자이(Xi)와 LG전자의 AI 홈 로봇을 결합해 주거 공간 내 로봇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시나리오를 도출하고, 로봇의 동선 확보, 전용 엘리베이터 연동, 충전 인프라 구축 등 로봇 친화형 설계기준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GS건설은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를 시작으로 해당 기술을 적용한 AI·로봇 기반 주거 모델을 구현하고 향후 여의도 등 주요 도시정비사업으로 확대·적용을 검토할 방침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음식배달로봇, 지하주차장 짐배송 로봇, AI 컴패니언 로봇 등 로봇 실증 사업을 통해 로봇 친화형 주거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배달플랫폼 요기요와 연계해 서울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 단지 인근으로 운영하던 음식배달로봇 서비스를 올해부터는 반경 1.2km 이내 식음료점 130여 곳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AI·로봇 기반 주거 모델이 본격 상용화되기까지는 제도적·기술적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우선 자율주행 로봇의 공간 활용, 안전성, 비상 상황 대응 등에 대한 법적 기준이 충분하지 않다.
예컨대 자율주행 배송 로봇이 입주민과 충돌하거나 주차 로봇이 차량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파손 사고가 발생할 경우 건설사와 로봇 제조사, 소프트웨어 운영사, 단지 관리 주체 가운데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지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다.
인프라 구축 부담도 적지 않다.
자율주행 로봇이 단지 내를 자유롭게 이동하려면 전용 이동 동선과 위치 인식 시스템, 엘리베이터·출입문 연동, 통합 관제 시스템 등이 갖춰져야 하는데 초기 공사비와 유지 관리 비용 등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민 수용성 확보 역시 중요한 과제다. 젊은 층은 편의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고령층이나 디지털 기기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수요자들은 사용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서다.
특히 로봇 오작동이나 해킹·정보 유출 사례 발생 시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건설업계에서는 정부와 산하 유관기관들이 로봇기술 관련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 상용화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례로 국토교통부는 주차로봇 도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4월 말까지 ‘주차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데 이어 3월 말에는 ‘기계식주차장치의 안전기준 및 검사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해당 개정은 지난해 9월 대통령 주재 규제 합리화 회의에서 주차로봇 도입을 위한 규제 완화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 진행한 주차로봇 실증사업 결과 등을 토대로 진행된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로봇 관련 제도는 정부 정책과 연계돼 진행되는 만큼 변동성이 큰 분야”라며 “다만 유관기관에서 로봇기술 관련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상용화 가능성 높은 기술 중심으로 연구 및 실증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안 관련해서는 주거단지 내 로봇 서비스와 AI 기반 보안 시스템을 통합한 새로운 주거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를 위해 주요 사업지를 중심으로 로봇 서비스 실증과 적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