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권장하더니”…양도세 중과 움직임에 임대사업자 ‘부글’
입력 2026.05.12 07:01
수정 2026.05.12 07:01
재경부·국토부, 임대사업자 양도세 중과 추진
“제도 시행 당시 없던 규제…형평성 어긋나”
ⓒ데일리안 DB
정부가 조정대상지역에서 임대주택을 운영하는 등록임대사업자 양도소득세(양도세) 세제 혜택 조정을 추진한다. 임대사업자와 그 외 다주택자, 1주택자의 조세형평성을 맞추는 동시에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정부의 제도 개편 움직임에 임대사업자 반발도 커질 전망이다. 제도 시행 당시 없었던 규제가 생기는 만큼 형평성에 대한 논란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등록임대사업자 양도세 세제 혜택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임대사업자는 의무임대기간 동안 임대료 인상폭을 제한하는 대신 조정대상지역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장기보유특별공제율 추가 적용 등 혜택을 받는데 이를 조정하기 위해서다.
현행법상 임대사업자 기준시가 6억원(비수도권 3억원) 이하인 주택을 의무임대기간 동안 보유했을 경우 다주택자라도 중과세를 적용받지 않는다. 이에 지난해 정부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었음에도 임대사업자는 영향이 미미했다.
다만 정부가 실수요 중심 주택시장을 목표로 대책을 내놓으면서 임대사업자 제도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이 임대사업자 제도를 지적한 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연달아 제도 재검토를 암시한 탓이다.
구 부총리는 지난 8일 “조정대상지역의 매입임대아파트 사업자에게 영구히 주어지던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이 조세형평 측면에서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여러가지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장관도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재경부를 중심으로 조세 형평성 관점에서 임대사업자에게 주어지는 영구적 양도세 감면 혜택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라고 제도 개편을 암시했다.
업계에서는 임대사업자 제도 개편을 주택 공급 정책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이달 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후 시장에 나와 있는 아파트 매물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임대사업자의 주택 매도로 거래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의 대책 암시에 임대사업자들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2022년 기준금리 상승으로 사업자 금융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까지 적용되면 임대사업자로서 혜택이 전혀 없다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뉴시스
임대사업자가 등록한 임대주택 다수는 등록임대사업자 제도가 본격 시행된 2017년 이후 등록된 물건이다. 8년간 등록임대를 한 사업자는 올해부터 차례로 의무임대기간이 만료된다.
대다수 임대사업자는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과 임대용 주택을 동시에 보유한 다주택자다. 의무임대기간이 만료된 주택에 양도세 중과가 적용될 경우 주택 매도가 어려워진다.
동시에 2017년 제도 시행 당시에는 없던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 배제 등을 조건으로 등록임대를 장려해놓고 기간 만료를 앞두고 양도세 중과를 시행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등록임대사업자는 2017년 김현미 당시 국토부 장관이 등록을 장려한 제도”라며 “임대사업자는 의무임대기간 동안 모든 의무를 다했는데 정부가 약속했던 과세 특례를 없애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앞으로 나올 대책도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주택시장 안정화 효과도 불분명하다.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매물이 시장에 나오더라도 수요자가 원하는 주택과 거리가 멀 수 있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서울 내 매입 임대주택 중 아파트는 4만3682가구로 전체 장기민간임대주택(27만8886가구)의 15.7% 수준이다. 이마저도 올해부터 차례로 시장에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 주택 공급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재 임대사업자 다수는 아파트가 아닌 빌라와 오피스텔”이라며 “임대사업자가 시장에 매물을 내놓더라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물량은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월세 가격 상승도 변수다. 이전까지 시장에 임대 물건을 공급해 온 임대사업자 매물이 사라질 경우 전월세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이 사라지면 세입자가 살 수 있는 주택이 사라진다는 의미”라며 “당장 자금이 부족한 세입자는 주거불안이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오는 하반기 세법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해당 발표에 임대사업자 양도세 중과 방향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일정 기간 후 세금 혜택을 폐지 하는 방안과 점차 폐지하는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