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틱장애?"…혼냈다간 더 심해진다[김효경의 데일리 헬스]
입력 2026.05.10 05:00
수정 2026.05.10 05:00
전체 아동 10~20% 일시적 틱 경험
운동 틱·음성 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ADHD 동반 사례도
행동치료 우선 고려…생활습관 관리와 학교 협조도 중요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초등학교 3학년 A군은 새 학기가 시작된 뒤부터 눈을 반복해서 깜빡이고 헛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새 반과 새로운 친구들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시적인 습관 정도로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됐다. 수업 시간에도 눈을 자주 깜빡이고 목을 가다듬는 행동이 반복되자 친구들이 이를 따라 하거나 놀리기 시작했고, 부모는 병원을 찾았다. A군은 틱장애 진단을 받았다.
눈을 반복해 깜빡이거나 헛기침, 어깨를 들썩이는 행동이 이어진다면 단순 버릇으로 넘겨선 안 된다. 스트레스와 긴장 상황에서 악화되는 ‘틱장애’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학습과 또래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증상을 억지로 지적하거나 혼내기보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5년 생활 속 질병·진료행위 통계’에 따르면 소아청소년(0~18세) 정신건강 질환 환자는 2020년 19만8384명에서 2023년 31만1365명으로 증가하며 처음 30만명을 넘어섰다. 남성은 7~12세, 여성은 13~18세 환자가 가장 많았다. 특히 0~12세에서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전반 발달장애, 틱장애 등의 질환을 흔하게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 틱장애는 갑작스럽고 빠르며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비자발적 운동이나 소리를 특징으로 한다. 눈 깜빡임, 얼굴 찡그림, 어깨 들썩임 같은 운동 틱과 헛기침, 코 훌쩍임, 특정 단어 반복 등의 음성 틱으로 나뉜다.
전체 아동의 10~20%는 일시적인 틱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 1년 이내 자연 호전된다. 다만 특정 행동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되거나 수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특히 학습에 지장을 주거나 또래 관계에서 놀림을 받아 정서적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박이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틱은 아이가 짧은 시간 동안은 억지로 참을 수 있어도 완전히 조절하기는 어렵다”며 “지적하거나 혼내는 태도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틱장애는 증상의 지속 기간과 형태에 따라 구분된다. 1년 미만 지속되면 일과성 틱장애, 운동 틱 또는 음성 틱 중 하나가 1년 이상 이어지면 만성 틱장애, 운동 틱과 음성 틱이 모두 1년 이상 나타나면 뚜렛증후군으로 진단한다.
틱의 원인은 뇌 운동 조절 회로와 관련된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으로 알려져 있으며, 스트레스·피로·긴장 상황에서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남아에서 더 흔하게 나타나며 ADHD나 강박장애(OCD)가 동반되기도 한다.
치료는 증상의 심각도와 일상 기능 저하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경미한 경우에는 생활환경 조절과 경과 관찰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학업·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면 행동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습관반전훈련(HRT)으로, 틱이 나타나기 전 신체 감각을 인지하고 다른 행동으로 대체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필요시 약물치료를 병행해 증상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치료의 목표는 틱을 완전히 없애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이어가도록 돕는 데 있다”며 “동반 질환 여부를 함께 평가해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생활습관 관리 역시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과도한 학습 부담이나 스마트폰 사용은 줄이는 것이 좋다. 학교와 정보를 공유해 아이가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돕는 것도 필요하다.
박 교수는 “틱은 성장과 함께 호전되는 경우가 많아 지나친 불안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아이 자존감에 영향을 준다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