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도 중동 리스크 직격탄 우려…정부, 의료시설 탈석유화 논의 착수
입력 2026.05.07 16:00
수정 2026.05.07 16:00
전력·연료 공급 흔들…의료체계 차질 가능성 제기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함.
중동전쟁 여파가 의료 현장 에너지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병원 탈석유화 논의에 착수했다. 24시간 가동이 필요한 의료기관 특성상 전력·연료 공급 불안이 의료서비스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료혁신위원회 산하 미래환경 대응 전문위원회는 이날 ‘에너지 안보를 위한 보건의료 분야 탈탄소화 방안’을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열고 병원 에너지 효율화, 친환경 의료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전문위는 앞선 회의에서 중동전쟁 장기화로 의약품·의료제품 수급 불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보건의료 분야 탈탄소화 정책 권고안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
이날 토론에서는 의료기관의 높은 에너지 소비 구조가 주요 문제로 제기됐다. 병원은 24시간 운영되고 의료장비 사용량도 많아 전력·연료 공급이 흔들릴 경우 가장 취약한 시설 중 하나로 꼽혔다.
강정규 청주대 교수는 의료기관의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필요성을 언급하며 국가 차원의 탄소배출 관리체계 구축 필요성을 제시했다. 의료기관 환경정보 공개 의무화, 탄소배출 목표 설정, 신축 병원 제로에너지빌딩 의무화, 기존 병원 그린리모델링 지원 등이 주요 과제로 제안됐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전환 확대, 고효율 보일러·냉각시스템 도입 지원, 친환경 진료 인센티브 도입, 의료폐기물 감축과 재활용 확대 방안도 함께 거론됐다.
진료체계 개편 필요성도 언급됐다. 저가치 의료서비스를 줄이고 1차 의료를 강화하는 한편 디지털 비대면 진료 확대 등을 통해 의료 이용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혜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병원의 상시 운영 구조와 고전력 장비 특성상 에너지 공급 불안에 매우 취약하지만 관련 관리 체계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건축물 제로에너지빌딩 인증 확대, 기존 병원 그린리모델링 지원과 함께 전력 태양광 자가발전, 재생에너지 전력구매 계약, 열히트펌프·전기보일러 활용 등을 제안했다. 경유 발전기를 대체할 비상전원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도입 필요성도 언급했다.
전문위는 전문가 자문과 논의 내용을 토대로 중장기 정책 권고안을 마련해 이달 말 의료혁신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진현 미래환경 대응 전문위원장은 “보건의료 분야는 24시간 운영이 필요한 탄소 에너지 다소비 분야인 만큼, 중동전쟁과 같은 외부 에너지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며 “에너지 위기 대응뿐 아니라 기후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보건의료 분야 미래를 만들기 위한 권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