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임금제 금지’ 입법 시동…인건비·집값 상승 자극하나
입력 2026.05.07 06:41
수정 2026.05.07 06:41
이재명 대통령 '공짜 노동' 지적…국회서도 관련 입법 착수
향후 금지 시 연장·야간·휴일수당 등 정확히 계산해야
관리 부담 늘고 인건비 상승 불가피…일각선 "영향 제한" 전망도
서울 시내의 한 공사 현장.ⓒ뉴시스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였던 ‘포괄임금제의 원칙적 금지’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포괄임금제가 폐지될 경우 초과근로수당 지급 확대 등으로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하고 이는 공사비 증가를 넘어 분양가(집값)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반면 일각에서는 건설 현장의 경우 ‘공수(하루 작업량을 기준으로 한 임금 산정)’ 단위로 임금이 산정되고 있는 만큼 포괄임금제 금지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포괄임금은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임금을 미리 정해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포괄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그간 포괄임금제가 약정 근로시간을 초과한 근로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기 어렵고, 장시간 근로와 임금 체불 문제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도 123대 국정 과제 중 하나로 포괄임금제의 원칙적 금지를 내세웠고 최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장시간 노동과 공짜 노동의 원인으로 지목되어온 포괄임금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용노동부도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발표했다. 지침에서는 약정된 고정 수당보다 실제 근로에 따른 법정 수당이 많으면 그 차액을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고 명기했다.
관련 법안도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현재 국회에는 관련 법안 9건이 상정돼 있으며, 이 중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개정안은 사용자가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을 시킨 경우 사업장별로 임금대장에 임금과 임금액, 근로일수 등을 기재하도록 의무화했다.
문제는 건설업계의 경우 포괄임금제가 폐지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건설 현장은 날씨, 공사기간(공기) 등에 따라 작업시간이 들쭉날쭉하고 야간 및 휴일 작업도 잦아 실제 초과근로 시간을 일일이 산정하기보다 일정액에 포함해 지급하는 포괄임금제가 보편화 돼 있다.
하지만 포괄임금제가 금지되면 모든 연장, 야간, 휴일수당 등을 정확히 계산해야 해 관리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인건비가 눈에 띄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즉, 인건비 증가가 결국 공사비와 분양가 상승으로 직결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포괄임금제 폐지가 건설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건설 현장은 사무직처럼 근로시간을 세분화해 관리하기보다 공수 중심으로 운영된다. 통상 8시간을 1공수로 보고 근무 및 잔업시간에 따라 0.5공수, 1공수 등이 적용되는 구조다. 시간 기반 보상 체계가 이미 존재하는 만큼 포괄임금제 금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얘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는 원자재 영향이 더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인건비 역시 지속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며 “법안 통과 등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