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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제재 개편 착수…홍콩 ELS 지연 속 ‘절차 보강’ 왜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4.29 07:09
수정 2026.04.29 07:09

“제재 실효성 흔들”…심의 공백 보완 작업 돌입

금감원 ‘엄중 제재’·금융위 ‘정책 판단’…역할 엇박자

홍콩 ELS 결론 지연…“검토 시간 부족” 심의 병목 드러나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유보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제재 절차 전반을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뉴시스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 제재 절차 개편에 착수했다.


단순히 심의 단계를 늘리는 차원이 아니라, 금융감독원과 금융위 간 역할 구조에서 발생한 ‘심의 공백’을 보완해 제재의 법적 안정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취지다.


최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제재 결론 지연과 옵티머스 사태·라임 사태 관련 중징계 취소 판결이 맞물리며 현행 구조의 한계가 부각된 영향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유보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제재 절차 전반을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창국 상임위원 중심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격주 단위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7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쇄신안을 보고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금융사 제재는 금감원 검사와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거쳐 금융위 의결로 확정된다.


다만 금융위 내부에서는 이 과정에서 실질적인 심의가 충분히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라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금감원 제재심은 규정상 자문기구 성격이어서 최종 판단을 완결하는 구조는 아니다”며 “금융위는 정책 업무를 병행하다 보니 개별 사건을 금감원처럼 장기간 들여다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무적으로도 한계가 드러난다. 금감원 제재심을 거쳐 올라온 안건은 금융위 담당 과에서 사전 검토를 거친다.


하지만 정책 현안과 병행하는 구조상 사건을 세밀하게 검토할 물리적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안건소위원회 단계에서도 충분한 검토 없이 의사결정 부담이 이어지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홍콩 ELS 사안은 이런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사례로 꼽힌다. 금감원 제재심을 통해 1조4000억원대 과징금이 통보됐지만 금융위 단계에서 결론 도출까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대규모 제재일수록 법적 리스크와 시장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기존 절차만으로는 판단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행정소송 증가도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위 제재를 둘러싼 소송은 최근 크게 늘었고, 비용 역시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옵티머스 사태와 라임 사태 관련 제재가 대법원에서 취소된 점을 고려하면, 절차 정교화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제재가 사후 법원에서 취소될 경우 정책 신뢰 훼손은 물론 행정력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 단계에서 법리 완결성을 높일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금융위는 금감원 제재심과 금융위 의결 사이에 별도 심의기구를 두거나 안건소위 기능을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감원에서 올라온 제재안을 최종 의결 전에 한 차례 더 걸러내 사실관계와 법리 검토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심의 단계가 추가될 경우 처리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위는 절차 정비를 통해 심의 완결성을 높이면 오히려 전체 처리 효율이 개선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은 금감원에서 올라온 안건을 금융위가 짧은 시간 안에 판단해야 하는 구조”라며 “중간 단계에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장치를 두면 결과적으로 소송 리스크를 줄이고 행정 부담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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