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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베트남 서열 1~3위 연쇄 회동…"홍강의 기적 함께 만들자"

데일리안 하노이(베트남) =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6.04.24 04:00
수정 2026.04.24 04:00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총리·국회의장 회동

李 "원전·교통 인프라·에너지 등 전략적 협력 강화"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참석…"베트남 미래는 韓 미래"

이재명 대통령과 레 밍 흥 베트남 총리가 23일(현지 시간) 하노이 총리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베트남 권력 서열 2·3위 인사와 잇따라 만나 양국 경제 협력 확대 의지를 다졌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하노이 총리실에서 경제와 행정을 총괄하는 레 밍 흥 총리(권력 서열 2위)를 만나 "한국 정부가 베트남 정부와 함께 경제 발전의 신성장 동력인 원전, 교통 인프라, 에너지 등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감으로써 새로운 홍강의 기적을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총리의 많은 관심과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홍강은 하노이를 품고 흐르는 강으로, 베트남판 '한강의 기적'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자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 한국은 원전을 통한 에너지 자립, 고속도로 및 철도를 통한 물류 혁신, 투명한 금융 결제 시스템이라는 세 가지 핵심 인프라에 집중 투자했다"며 "이러한 물리적·제도적 토대의 결합이야말로 한국이 단기간에 경제 도약을 이뤄낸 결정적 엔진이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도록 총리께서 각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흥 총리는 김민석 총리의 베트남 방문을 공식 초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초청에 감사드린다"며 "귀국하면 즉시 그 말씀을 김 총리에게 전해드리고, 빠른 시간 내에 베트남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쩐 타인 만 베트남 국회의장이 23일(현지 시간) 하노이 국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쩐 타잉 먼 국회의장(권력 서열 3위)을 만나선 양국 관계 발전 방향과 협력 성과를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베트남의 '2030년 중고소득국 도약, '2045년 고소득선진국 진입' 목표를 지지하고, 그 과정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협력 파트너로 그 여정을 함께하겠다"며 "오늘 만남을 통해 양국 간 협력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될 수 있도록 양국 의회 간의 교류도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 내 우리 국민의 권익 증진과 한국 기업들의 경영 활동 개선을 위해서도 국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엔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권력 서열 1위)과 이 정상회담을 갖고 원전 등 에너지, 공급망 안정, 철도, 신도시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베트남에선 공산당 서기장(국정 전반), 국가주석(외교·국방), 총리(경제·행정), 국회의장(입법)이 각각 권력 서열 1~4위에 해당한다. 럼 서기장은 지난 7일 베트남 국회에서 국가주석으로 선출되며 권력 서열 1위와 2위 직위를 겸임하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에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앞서 열린 사전 간담회에서 레 밍 흥 베트남 총리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엔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중동 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공급망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위기 상황일수록 역설적으로 우리 양국이 쌓아온 단단한 우호와 협력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의 도약이 곧 한국의 성장이었던 것처럼, 이제 베트남의 미래가 곧 한국의 미래가 될 것"이라며 협력 방향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미래 첨단산업의 씨앗을 함께 뿌려야 한다. 양국 간의 협력은 이미 전통적인 제조업 부문을 넘어 인공지능(AI), 반도체, 디지털 등 미래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며 "'도이머이(쇄신)' 정신을 계승한 베트남의 젊은 인재들이 전기·전자, 자동차 등 한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레 밍 흥 총리께서도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세심히 살펴봐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어 "흔들리지 않는 공급망 및 에너지 협력의 토대를 닦아야 한다"며 "양국이 원유, 희토류 등 주요 전략자원 분야에서 견고한 안전 장치를 만들어 간다면, 그 어떤 경제적 파고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공급망 생태계를 함께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과학기술 협력으로 미래를 함께 준비해 가야 한다"며 "양국이 체결한 '한·베트남 과학기술 혁신 마스터플랜 프레임워크'를 통해 우리 양국은 과학기술 협력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는 양국 기업들이 험난한 파도를 헤치고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써 내려갈 수 있도록 든든한 나침반이자 버팀목이 될 것"이라며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께서 그 설레는 항해로의 주인공이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포럼을 계기로 양국 기업은 첨단기술, 소비재, 인프라, 에너지 등 분야에서 7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 경제사절단 109개사를 포함해 양국 정부, 공공기관, 기업인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선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회장,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 회장, 손경식 CJ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성킴 현대차그룹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250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베트남 측에선 레 응옥 선 PVN 회장, 당 호앙 안 EVN 회장, 당 밍 쯔엉 썬그룹 회장, 쩐 바 즈엉 타코그룹 회장, 쯔엉 지아 빙 FPT그룹 회장 등 250여명의 기업인들이 자리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취재진이 이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에 동행한 소감을 묻자 "기업인은 실적으로 말해야 한다"고 답했다. 구광화 회장은 "(인도·베트남과의 협력이) 양적인 면을 넘어 질적인 면에서도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지원 회장은 "베트남에서 지금 원전을 지으려고 하고 있는데, 오늘 저희 회사를 잘 소개해 보려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럼 서기장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탕롱 황성을 시찰하는 친교 행사를 끝으로, 5박 6일간의 인도·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인도 뉴델리를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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