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日 태양유전 MLCC 가격 인상…무라타·삼성전기 줄인상 오나
입력 2026.04.15 15:56
수정 2026.04.15 15:56
고객사에 5월 1일 인상 통보…MLCC·인덕터·RF 소자 포함
향후 업계 1위 무라타 및 국내 삼성전기 시장 대응도 주목
삼성전기의 MLCC 모형 ⓒ데일리안DB
일본 타이요 유덴(이하 태양유전)이 5월부터 일부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포함한 주요 부품 가격 인상에 나선 사실이 확인됐다. 관련 시장의 톱티어 업체가 공식 공문을 통해 가격 조정을 통보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달 말 예정된 무라타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MLCC 업계 전반의 가격 정책이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1위 무라타가 실제 가격 인상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삼성전기 등 국내 업체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태양유전은 최근 주요 고객사에 5월 1일부로 일부 MLCC 시리즈와 소프트텀 제품, 일부 인덕터·페라이트 비드·세라믹 RF 소자·FBAR/SAW 소자 등의 가격을 인상한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태양유전은 가격 인상 배경으로 금·은을 포함한 원자재와 기타 부자재 가격 상승을 들었다. 회사는 비용 절감 등 내부 흡수 노력을 이어왔지만 더 이상 자체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태양유전의 가격 조정을 MLCC 업계 가격 인상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제 업계 전반의 판가 인상 확산 여부는 오는 30일(현지시간) 예정된 MLCC 업계 1위 무라타 실적 발표에 달렸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라타가 실적 발표에서 가격 관련 메시지를 내놓으면 이후 국내외 MLCC 업체들의 가격 정책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당시 가격 급등 후유증도 있었던 만큼, 선제적 시장 반응 확인 뒤 가격 인상 폭이 조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LCC는 전류를 안정적으로 저장·방출해 반도체와 전원 회로의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핵심 수동부품이다. 특히 최근 AI 서버 분야에서 강력한 수요로 인해 고용량 제품군 중심의 납기 증가와 공급 타이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기의 대응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MLCC 시장 2위권 사업자로 AI 서버와 전장용 고용량 MLCC 비중을 빠르게 확대해왔다. 아직 회사 차원의 최종 가격 조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글로벌 상위 업체들의 선행 가격 조정이 확인된 만큼 시장 흐름에 맞춘 전략 재검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AI 서버용 고용량 MLCC는 GPU 보드와 전원부, 네트워크 카드, SSD 모듈 등에 대량 탑재되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고사양 AI 서버 한 대에 들어가는 MLCC 수량은 스마트폰 대비 10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태양유전의 이번 가격 인상이 단순 원가 전가를 넘어, AI 서버발 구조적 수요 증가 속에서 공급사 협상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증권가에서도 가격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한국투자증권은 지난 8일 리포트를 내고 "삼성전기의 MLCC 가격 인상은 필연적"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글로벌 MLCC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약 23% 수준이다. 한편 삼성전기는 앞서 FC-BGA의 판가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