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티메프 사태 2년, 피해구제는 ‘지지부진’…소송 인원 약 20% 이탈
입력 2026.04.14 16:14
수정 2026.04.14 16:17
참여 인원 4026명→3283명 감소…그룹별 최대 25% 이탈
할부 결제 일부만 구제…일시불 피해자는 피해 장기화
소비자 구제 제도 공백…분쟁조정 ‘구속력’ 필요 목소리도
사진은 지난해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 모습.ⓒ뉴시스
2024년 7월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사태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소비자 피해 구제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 절차가 장기화되면서 집단소송 참여 인원도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피해자 이탈도 현실화하고 있다.
14일 데일리안이 입수한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티메프 관련 집단소송 참여 인원은 시간이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다.
티메프 관련 소송지원 신청 인원은 초기 4026명(그룹별 중복 인원을 제외한 신청 인원 3954명)에서 현재 소 제기 인원 기준 3283명으로 감소했다.
단순 기준으로는 약 740명(약 18.5%)이 줄었고, 중복 인원을 제외한 기준으로도 약 670명(약 17%)이 소송 대열에서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4년 7월 티메프 사태 발생 이후 한국소비자원은 티몬·위메프(100%), 판매사(90%), PG사(30%)의 연대 책임을 인정했지만 상당수 사업자가 이를 거부하면서 조정이 사실상 무력화됐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2월 소송지원 신청자를 모집한 뒤, 3월 소송지원심의위원회를 통해 소송대리 방식의 집단소송 지원을 결정했다.
이후 소송지원 변호사 선정위원회를 거쳐 변호사 5명을 선임하고, 피해자들을 5개 그룹으로 나눠 같은 해 5월부터 순차적으로 소 제기를 진행했다.
그룹별로 보면 감소 폭은 최대 200명 안팎에 달했다.
1그룹은 793명에서 595명으로 198명 줄었고, 5그룹 역시 870명에서 688명으로 182명 감소했다. 4그룹은 975명에서 800명으로 175명, 2그룹은 742명에서 609명으로 133명 줄었다.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3그룹도 646명에서 591명으로 55명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기화된 소송 과정에서 피로감이 누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2월 소송지원 신청자를 모집하고, 소송지원을 결정한 지 1년이 넘었지만 현재까지도 재판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체 5개 그룹 가운데 2개 그룹은 아직 변론기일조차 지정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2그룹만 두 차례 변론기일이 진행됐으며, 추가 변론을 앞두고 있다. 3그룹은 오는 24일 첫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고, 4그룹도 다음 달 첫 변론기일이 잡힌 상태다.
비용 부담 역시 참여자 이탈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행 「소비자소송지원제도 운영지침」에 따르면 집단사건의 조정결정가액 총합이 2억원 이상일 경우 한국소비자원의 예산 지원은 최대 2000만원 이내로 이뤄진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착수금 등 일부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인지대와 송달료, 소액 사건 비용, 승소 시 발생하는 성공보수 등은 결국 소비자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구조"라면서 "소송이 장기화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일부 참여자들이 중도 이탈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은 피해 회복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고 티메프 사태 관련 소비자의 청약철회권(할부철회권) 행사를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할부 결제를 한 일부 소비자에 한해 구제 가능성이 열렸다.
그러나 이 조정안은 법적 강제성이 없어 카드사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소비자는 별도의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또 일시불 결제 건은 이 같은 조치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상당수 피해자들은 기존 소송 결과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거 ‘머지포인트 사태’에서도 한국소비자원의 소송지원 결정 이후 1심 판결까지 약 2년이 소요된 점을 감안하면, 티메프 사태 역시 실질적인 피해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소비자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소비자원의 분쟁조정위원회가 법적 구속력이 없다. 기업도, 소비자도 동의를 해야 하는데 양쪽 모두 동의하지 않으면 불성립하는 구조"라며 "분쟁조정위원회가 한 단계 더 나아가 분쟁'중재'위원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통해 법적 구속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