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곳 문 닫았다…건설업계 ‘줄폐업’ 경고음
입력 2026.04.15 07:00
수정 2026.04.15 07:00
올 1월부터 4월14일까지 폐업 건설사 총 1223곳
내수침체·중동발 리스크 확산… 앞으로도 문제
서울 시내의 한 공사현장.ⓒ뉴시스
올해 들어 전국 건설업 폐업 신고가 1200건을 넘어서며 중소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줄도산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발 리스크에 따른 원가 상승, 금리 부담, 공사비 갈등, 유동성 악화 등 복합 요인이 겹치면서 폐업을 선택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1일부터 4월14일까지 폐업한 종합·전문건설사는 총 1223곳(변경, 정정, 철회 포함)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약 12곳이 폐업한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6% 많은 수치다.
유형별로 보면 종합건설업체는 187곳이 문을 닫았고, 전문건설사는 1036곳이 폐업했다. 지역별로는 전체의 약 40%가 지방에 집중됐으며, 나머지는 수도권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건설사의 폐업이 늘어난 것은 공사비와 자재비 상승, 인건비 부담 등으로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신규 발주도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다.
국토교통부의 2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이른바 ‘악성 미분양’은 3만1307가구로 전월 대비 5.9%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이 3만 가구를 넘은 것은 2012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공사비도 부담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2월 133.6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에는 중동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3월부터는 상승폭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전국 종합·전문건설사 폐업 추이.ⓒ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여기에다 고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 등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건설원가 상승 등이 겹치면서 주택 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어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달 주택사업경기 전망지수는 63.7로 전월 대비 25.3포인트 떨어졌다. 수도권은 16.7포인트 하락해 78.2로 전망됐고, 비수도권은 60.6로 27.1포인트 내려앉았다.
4월 전국 자금조달지수도 전월 대비 16.7포인트 하락한 66.1로 전망됐고, 자재수급지수 역시 17.0포인트 내린 79.6으로 예상됐다.
자금조달지수가 하락한 이유는 지난달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전쟁이 길어지면서 고유가와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최근 금리상승 추세에 따른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서며 수요자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졌고, 이는 주택 매수수요 위축과 사업자들의 자금조달 여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자재수급지수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상승과 높은 환율, 원자재 가격 불안이 반영되며 크게 하락했다.
이지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방 주택시장은 수요 기반이 취약해 수도권에 비해 더 크게 하락했다”며 “대외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와 정부의 6.3 지방선거 이후 강력한 보유세 강화 대책 등의 여파로 주택 매수심리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최근에는 페이퍼컴퍼니가 상당 부분 줄었지만 과거에는 입찰 만을 노리고 설립된 법인이 낙찰 이후 정리되면서 폐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이 같은 구조적 요인도 폐업 건수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체력 있는 업체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