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삼성 노조, 파업 불참자 '블랙리스트' 논란…회사 경찰 수사 의뢰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4.13 15:27
수정 2026.04.13 15:37

사번 조회 악용해 미가입자 명단 작성 정황

노조 지도부 "명단 관리" 발언 뒤 실제 유포 의혹

ⓒ데일리안DB

성과급 갈등으로 달아오른 삼성전자 노사 대립이 이번에는 '파업 불참자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확전됐다. 노조 미가입자 명단이 사내에서 돌았다는 정황이 포착되자 회사는 즉각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총파업 전선은 법적 책임 공방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사내 공지사항을 통해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 방에서 수십명 이상의 부서명, 성명, 사번, 조합가입 여부 등이 기재된 명단 자료가 전달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해당 행위를 심각한 인권 침해이자 범죄로 판단하고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회사 측은 일부 직원들이 노조 가입 사이트 내 '사번 중복 확인' 기능을 악용해 특정 임직원의 노조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부서명과 이름, 사번 등이 포함된 미가입자 명단을 작성·유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사내 메신저와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관련 명단이 확산했다는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노조 지도부의 기존 발언과 맞물리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최모 위원장은 지난 3월 초 유튜브 방송에서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자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하며, 향후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 상황에서 이들을 우선 검토 대상으로 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같은 달 말 사내 게시판에서도 일부 조합원들이 사번 중복 확인 기능을 이용해 미가입자를 찾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면서 현장 내 긴장감이 높아졌다. 사내 일각에서는 이번 비노조원 블랙리스트 작성 시도가 노조 지도부의 발언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노조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파업 불참자 명단 관리와 인사상 불이익 가능성을 언급한 상황에서 실제 명단 작성 정황이 확인된 만큼, 사실상 파업 참여 압박이 현실화됐다는 시각이다.


법조계는 이번 사안이 단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전형적인 블랙리스트 범죄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노조 가입 여부와 쟁의행위 참여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돼야 하는 민감 정보인 만큼, 이를 당사자 동의 없이 식별·명단화하는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특정인을 불참자로 낙인찍어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면 형법상 업무방해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 위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논란은 최근 성과급 재원 확대와 총파업 예고를 둘러싼 삼성전자 노사 갈등과도 맞물린다. 업계에서는 성과급 갈등에서 출발한 노사 대립이 파업 불참자 색출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반도체(DS)와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생산 안정성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