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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성폭행한 주점 사장님 무혐의…" 19세 여성 투신 사망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6.04.10 15:45
수정 2026.04.10 15:47

40대 사장 준강간 혐의로 신고했지만 경찰 불송치

자신이 일하던 주점 사장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10대 여성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10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2시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주점에서 일하던 A(19)씨가 40대 사장 B씨를 준강간 혐의로 신고했다.


경찰은 주점 내부 폐쇄회로TV(CCTV)와 피고소인, 동석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사건 경위를 파악했다. 그 결과 사건 당일 A씨와 B씨는 직원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고 이후 동석자들이 차례로 귀가한 뒤 둘만 남아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조사에서 "술을 마시고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성행위가 이뤄졌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85%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건 전후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술자리에서 스킨십이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항거불능 상태에서의 범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씨도 조사에서 "합의에 따른 성관계였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참고인 조사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진술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경찰은 사건을 불송치했다.


그러나 올해 2월 18일 불송치 통보를 받은 A씨는 사흘 만에 건물에서 투신해 숨졌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수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 "동의한 적 없다"는 내용의 이의신청서가 담겨있었다.


또한 A씨는 신고 접수 이후 사망 전까지 지인들에게 "성폭행당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A씨의 이의신청을 접수하면서 해당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 이후 검찰은 지난달 보완 수사를 요구했고, 경찰은 추가 수사를 진행했으나 결론은 유지됐다.


경찰은 "CCTV 등 객관적 자료에 비춰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경찰이 피해자에 대한 추가 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한 점을 두고 수사의 충분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유족도 경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진술을 반복해 진술하게 하는 것도 2차 피해가 될 수 있어 여러차례 조사하지 않는 1회 조사 원칙에 따라 진행됐다"며 "수사 과정에서 필요한 설명과 이의신청 절차를 안내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로 제출된 자료가 없고 객관적 증거가 확보된 상황에서 불송치 결정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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