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력 부족해도 대출 문턱 낮춘다…금융위, 소상공인 ‘AI 신용평가’ 도입
입력 2026.04.09 15:00
수정 2026.04.09 15:00
매출·상권 등 비금융데이터 반영…‘담보·이력 중심’ 평가체계 전환
하반기 7개 은행 1조8000억원 시범 적용…금리·한도 우대 기대
연 70만명 10조5000원 공급 효과…“미래형 금융으로 전환”
금융위원회는 9일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를 열고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금융이력이 부족한 소상공인도 미래 성장성을 기반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신용평가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기존 ‘담보·과거 이력 중심’에서 ‘데이터·성장성 중심’으로 평가 기준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9일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를 열고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SCB(Small business & self-ownership Credit Bureau)는 매출, 업종, 상권, 고객 유입 등 비금융·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해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AI 기반 신용평가모형이다.
기존 금융정보 위주의 평가로는 반영되지 않던 사업 확장성·지속가능성 등을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기존 개인사업자 대출의 약 90%가 담보·보증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성장성이 높은 차주에 대해 신용등급 상향, 대출 승인, 한도 확대, 금리 우대 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SCB는 기존 신용등급(CB)에 ‘성장등급(Scale-up)’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성장성이 높게 평가될 경우 기존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적용받아 금융 접근성이 개선된다.
도입 일정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제주은행 등 7개 은행이 약 1조8000억원 규모 대출에 SCB를 시범 적용하고, 이후 전 금융권으로 확대한다.
정책 효과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금융당국은 SCB가 안착할 경우 연간 약 70만명의 소상공인에게 10조5000억원 규모 신규·추가 대출이 공급되고, 약 845억원 수준의 금리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신용정보원 내 ‘소상공인 통합정보센터(SDB)’를 구축해 비금융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금융권의 신용평가 및 상품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담보나 과거 금융이력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미래 성장성을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출발점”이라며 “성장성이 높은 소상공인에게 자금이 흐르는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단순한 평가모형 개선을 넘어, 금융 공급 구조 자체를 ‘리스크 회피형’에서 ‘성장 발굴형’으로 전환하는 정책 실험이라는 점에서 향후 금융권 여신 관행 변화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SCB 도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2026년 하반기(8월 예상)부터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소상공인 대출심사에 시범 적용하고, 2027년 하반기에는 시범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CB사 및 금융사별 맞춤형 SCB 고도화를 추진한다.
이후 2028년 상반기부터는 금융권의 SCB 활용 실적을 점검하고, 같은 해 전 금융권이 인센티브 구조에 기반한 신용평가체계를 운영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위원회는 제도의 조기 안착을 위해 관련 규정 개정과 가이드라인 마련을 병행한다.
금융회사 임직원이 SCB를 활용해 대출심사를 진행할 경우 면책을 부여하고, 성과평가에도 반영하는 인센티브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신용정보법령 및 업권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금융권 전반의 활용도를 높이고, SCB 활용 실적을 사회공헌 및 포용금융 평가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