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처, '왓챠 데이터 부정 사용' LG유플러스에 시정권고
입력 2026.04.09 11:01
수정 2026.04.09 11:01
LG유플러스-왓챠 분쟁서 '데이터 부정사용' 첫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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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중소기업이 대형 통신사와의 부정경쟁행위 분쟁에서 데이터 침해 사실을 인정받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식재산처는 왓챠와 LG유플러스 간 부정경쟁행위 조사 사건에서 LG유플러스의 해위를 부정경쟁행위로 지난달 30일 인정했다.
LG유플러스가 왓챠로부터 제공받은 영화 데이터베이스(DB)를 계약 범위를 초과해 자사 서비스 개발에 활용한 것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데이터 부정사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재처는 LG유플러스에 재발방지 확약서 제출을 명령하는 시정권고 결정도 내렸다.
이번 결정은 LG유플러스가 왓챠와 체결한 영화 DB 공급계약(2023년 1월~2024년 12월) 기간 중, 계약 목적에 반해 해당 데이터를 자사 콘텐츠 검색 서비스 'U+tv모아' 개발 과정에서 개발자 모드에 표시하고 활용 가능한 상태로 저장한 행위를 데이터 '사용'으로 인정했다.
이어 UI를 통한 최종 노출 여부와 관계없이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데이터를 활용 가능한 형태로 저장·보유한 행위 자체가 계약 범위를 초과한 부정사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LG유플러스는 해당 데이터가 오픈데이터에 해당하거나, 계약상 허용된 정당한 활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했으나 지식재산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왓챠가 2012년부터 왓챠피디아 서비스를 통해 장기간 축적한 영화별 평가자 수, 평균 별점, 별점 분포, 코멘트 내용, 유사 장르 추천 목록 등은 전자적 방법으로 상당량 축적·관리된 영업상 정보로서 데이터산업법상 보호 요건을 충족하며, XML 파일로 구조화돼 계약에 따라 특정인에게 한정 제공된 데이터이므로 오픈데이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왓챠는 2024년 9월 LG유플러스가 투자 실사를 빌미로 핵심 데이터 및 기술 정보를 탈취했다며 특허청에 신고했다. LG유플러스는 2022년 7월 비밀유지 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수차례 투자의향서를 전달하며 왓챠 실사를 진행했으나, 2023년 5월 돌연 투자를 철회했다.
투자 협상 기간 LG유플러스의 U+tv모아 서비스 개발 기간과 겹친다는 점이 분쟁의 핵심 배경이 됐다.
지재처는 LG유플러스의 행위가 신고인의 영업을 직접 대체하거나 큰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조사 종결 시점에 이미 사용이 중단된 점 등을 감안해 시정명령이 아닌 시정권고를 결정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재발방지를 내용으로 하는 확약서를 지식재산처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시정권고 결정문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단법인 경청 박희경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가해자 지배 영역의 데이터 유출 및 사용 여부를 피해기업이 직접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인 왓차의 집요한 노력으로 문제의 데이터가 LG유플러스 개발 서버에서 저장·활용되고 있는 정황을 확인해, 이를 근거로 데이터의 부정사용을 인정받은 첫 사례”라며 “이는 직접 증거 확보가 어려운 데이터 침해 사건에서 데이터 흐름 분석을 통해 위법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실무적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