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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퍼펙트스톰-유통] 원자재 가격부터 환율 상승까지…잘나가던 K뷰티 성장 '발목'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04.09 07:00
수정 2026.04.09 07:00

포장재부터 내용물까지 전방위 가격 상승

지속된 고환율 기조에 원료 수입 부담 ↑

인디 브랜드 직격탄…가격 경쟁력 흔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한 모습.ⓒ연합뉴스

중동 전쟁이 40일째를 맞으면서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을 합의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이미 우리 정치와 경제, 산업, 문화 전반은 고유가·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4고(高) 위기를 맞으며 충격에 휩싸였다. 중동 전쟁이 현재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과 종전 이후에도 한반도에 머무를 강력한 중동발 태풍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고성장을 이어온 K뷰티 산업에 제동이 걸렸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이라는 이중 부담에 발목이 잡혔다. 원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가격 인상 여력은 제한되고, 해외 수익성까지 압박 받으면서 성장세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원유 공급망 불안이 확대되면서 석유화학 기초 원료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플라스틱 수지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지난 2월말 톤당 600달러 대에서 최근 1200달러 내외로 약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프타는 에틸렌을 거쳐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등 합성수지로 가공되는 핵심 기초 원료다.


화장품 용기와 캡, 펌프, 마스크팩 필름지 등 패키징 전반에 사용되는 만큼 가격 상승은 곧바로 포장재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포장 용기 뿐만 아니라 내용물의 원료 가격 상승도 화장품 업체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보습 성분으로 널리 사용되는 글리세린과 부틸렌글라이콜 등 주요 원료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상 폭은 약 5%에서 최대 10%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고환율 여파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화장품 원료의 70%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산업 구조상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매입 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국내 원료는 지난 12월 대비 kg당 500원 가량 상승했고, 수입 원료는 1000원 정도 올랐다"며 "운송료와 환율의 영향으로 원료가 전반적으로 오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가 계면활성제와 유화제, 향료 등 다른 기초·첨가 원료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원재료 전반의 가격 연쇄 인상이 현실화 될 경우 제품 원가 부담이 추가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원가 부담 상승이 화장품을 제조하는 ODM·OEM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ODM·OEM사들은 현재까지는 직접적인 공급 차질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일부 원가 상승 요인은 나타나고 있지만, 기존 계약 물량과 재고 등을 바탕으로 단기적인 대응은 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한 ODM업체 관계자는 "주요 원부자재에 대해 일정 수준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단기적인 생산에는 큰 영향이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경우 비용 부담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단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함에 따라 국제 정세는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단기 휴전으로 국제 유가와 원자재 시장이 일시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수는 있지만, 전쟁이 재개될 경우 에너지·석유화학 원료 가격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며 원가 압박이 재차 커질 가능성이 크다.


뷰티업계는 단기적 안정과 별개로 중장기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 브랜드 관계자는 "국제 정세가 원자재나 원료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당장의 차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원자재 수급이나 국제 물류망, 환율 변동 등 비즈니스 전반에 걸친 영향을 계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디 브랜드들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규모 인디 브랜드는 필요 물량 중심의 짧은 납기로 생산하는 경우가 많아 원가 상승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그간 인디 브랜드 화장품은 고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해외에서 큰 성장세를 이어온 만큼 제조 원가 상승으로 마진이 줄어들 수 있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디 브랜드 관계자는 “대형사처럼 원가 상승분을 흡수할 여력이 크지 않다”며 “가격 인상 없이 버티는 데 한계가 있어 제품 가격이나 구성 조정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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