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OT 약정해도 실근로 차액 줘야”…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침 마련
입력 2026.04.08 12:06
수정 2026.04.08 12:07
기본급·수당 구분 의무
차액 미지급 시 임금체불
익명신고센터도 운영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뉴시스
앞으로 초과근무시간(고정OT) 약정을 맺었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법정수당이 약정 금액보다 많으면 사용자는 반드시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발표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지침은 현행법과 판례를 반영해 사용자가 지켜야 할 임금 산정·지급 원칙과 신고·감독사건 처리 기준, 근로시간 기록·관리 방법 등을 담았다.
포괄임금이란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임금을 사전에 정하고,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포괄해 지급하는 임금 산정 방식이다.
현장에서는 포괄임금 약정을 이유로 실제 일한 시간에 상응하는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관행이 지속돼 왔다.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는 국정과제로, 정부가 원칙적 금지를 공식화한 사안이다.
노사정 및 전문가 협의체인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은 지난해 12월 30일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합의하고 노사정 공동선언 및 로드맵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노사 합의 사항을 반영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침은 사용자가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에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반드시 구분해 기재하도록 명시했다. 기본급과 수당을 구분하지 않는 정액급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포괄 지급하는 정액수당제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고정OT 약정에 대해서도 기준을 명확히 했다. 고정OT 약정을 체결한 경우에도 사용자는 실제 근로한 시간과 약정 금액을 반드시 비교해야 한다.
약정 금액이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법정수당보다 적으면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반대로 약정 금액이 법정수당보다 많을 때는 약정 금액을 지급하면 된다.
대법원도 포괄임금 약정이 근로자에게 불리한 경우 무효이며, 약정 임금이 법정수당에 미달하면 그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침은 신고·감독사건 처리 기준도 구체화했다.
어떤 형태의 포괄임금 약정을 체결했더라도 실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이 약정 수당보다 많을 경우 차액을 지급하지 않으면 임금체불로 처리한다.
정액급제 형태 약정 사업장에는 소정근로시간을 특정하고 기본급을 재산정한 뒤 법정수당을 산정하도록 시정조치를 내린다.
노동부는 제도 개선 의지가 있는 사업장에 ‘포괄임금 개선 컨설팅(일터혁신 상생 컨설팅)’과 민간 HR 플랫폼 지원 사업을 연계해 합리적 임금체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신원 노출을 우려하는 노동자를 위해 포괄임금·고정OT 오남용 익명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다. 신고는 고용노동부 노동 포털에서 할 수 있다.
노동부는 지난 2월 26일부터 포괄임금 오남용 기획 감독을 실시 중이다. 여기에 더해 임금대장 및 임금명세서 작성·교부 점검을 중심으로 한 기초노동질서 기획 감독에도 착수했다.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과태료 부과 등 엄정 조치와 개선 지도를 병행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포괄임금 약정을 체결했다는 이유만으로 일한 시간만큼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불공정한 관행이 현장에 여전히 남아 있어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현행법에 따라서도 노동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사용자의 기본적인 책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지도 지침 마련을 계기로 노사는 입법 전이라도 공짜 노동이라는 불공정한 노동 관행을 시정해 나가줄 것을 당부한다”며 “정부 또한 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