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공정위, 에이치디씨 ‘임대차 위장 자금지원’ 적발…과징금 17억·검찰 고발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4.08 12:00
수정 2026.04.08 12:01

333~360억원 장기 지원…연평균 이자율 0.3%

국세청 과세 이후 자금대여로 전환…2023년까지

아이파크몰, 시장 지위 강화…“경쟁 저해” 판단

공정거래위원회.ⓒ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임대차 거래로 위장해 계열사에 사실상 무이자 자금을 제공한 에이치디씨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장기간에 걸친 우회 자금지원으로 경쟁질서를 훼손했다는 판단이다.


공정위는 8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HDC 소속 에이치디씨가 계열사 에이치디씨아이파크몰에 임대보증금 명목으로 자금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7억13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아이파크몰은 용산 민자역사 복합쇼핑몰 사업을 위해 설립된 회사로, 2001년 임대분양 당시 95%의 분양률을 기록했으나 운영 초기 상권 미형성 등으로 경영난을 겪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05년 9월 기준 점포 입점률은 68%에 그쳤고, 영업손실 61억원, 당기순손실 215억원을 기록했다. 또 미수금 404억원, 미지급 공사대금 962억원에 달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이파크몰은 직영매장 형태의 복합쇼핑몰로 사업구조 전환을 추진했으나 약 360억원의 자금이 필요했고 자체 조달은 어려웠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이에 에이치디씨는 2006년 3월 일부 매장을 보증금 360억원에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운영·관리 권한을 전대 형식으로 아이파크몰에 위임하고, 사용 수익을 배분받기로 하는 내용의 운영관리 위임계약을 별도로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일괄 거래(Package Deal) 방식의 계약에 따라 에이치디씨는 임대보증금, 임대료 및 관리비를 지급하고 아이파크몰은 위임료와 사용수익을 지급하되 임대료·관리비를 위임료와 상계했다.


그러나 이는 에이치디씨가 임대보증금 명목의 자금을 대여하고 에이치디씨가 사용수익 명목의 이자를 제공한 것과 같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거래 기간 중 사용수익 배분 방식이 일부 변경되거나 2011년 10월 이후 임대보증금(333억원) 조정이 있었으나, 사건 일괄 거래의 기본 구조는 동일하게 유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파크몰이 2006년 3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에이치디씨에게 지급한 사용수익은 연평균 1억500만원으로, 이를 이자율로 환산하면 연 0.3%였다. 공정위는 이를 저금리로 자금을 대여한 것으로 봤다.


국세청이 2018년 해당 일괄 거래를 우회적 자금대여로 판단해 과세 처분을 내리자, 에이치디씨는 2020년 7월 계약을 자금대여 약정으로 전환했다. 이후 2023년 7월까지도 저금리 대여가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지원으로 아이파크몰은 17년 이상 333억~360억원 규모 자금을 사실상 무상으로 활용하며 경쟁사업자 대비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


2011년 첫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201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2022년 아이파크몰 고척점을 개장하는 등 유력한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유지·강화할 수 있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그룹 내 우량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부실 계열사를 지원함으로써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훼손한 행위를 적발 및 제재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사건은 임대차 거래로 위장한 우회적인 자금대여 행위를 제재한 사례로, 장기간 임대차로 위장된 자금대여의 실질을 밝혀 탈법행위를 차단하고 규제의 실효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