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2000 쇼크] 이재명 정부 고유가 피해지원금 추진…'이유없는 차별' 논란 쟁점
입력 2026.04.08 10:31
수정 2026.04.08 12:05
고유가 고통은 전국 공통인데…지역별 차등 지급
비수도권은 돈 더 받는다…'수도권 역차별' 논란
"헌법상 평등원칙에 어긋나…정부 재량권 남용"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동 전쟁 대응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 시정연설을 마친 후 본청을 나서고 있다.ⓒ데일리안DB
중동 전쟁이 40일을 넘기면서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을 합의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이미 우리 정치와 경제, 산업, 문화 전반은 고유가·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4고(高) 위기를 맞으며 충격에 휩싸였다. 중동 전쟁이 현재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과 종전 이후에 우리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한 고유가 행진에 대응해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둘러싸고 법적·정치적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민생 안정을 위한 '전쟁 추경'임을 강조하지만, 지급 대상과 기준의 형평성을 두고 '재량권 남용'이며 '선거용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 당 2010.88원으로 전날 대비 8.09원 상승했다. 전국 평균 가격도 6.30원 오른 1974.68원을 기록하면서 2000원선에 근접했다. 미국과 이란이 이날 2주간 휴전에 합의하며 국제 유가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내 시장에선 당분간 고유가 국면이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가 발표한 26조2000억원 규모 추경안은 소득 하위 70%에게 1인당 10만~6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수도권은 10만원, 비수도권은 15만원, 인구감소지역 중 특별지역 거주자는 20만원, 우대지역 거주자는 25만원을 받게 된다. 역대 최고 국가부채 속 추경 규모는 차치하더라도 정부가 또다시 거주 지역에 따라 금액을 달리 지급하면서 '수도권 역차별' 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이번 고유가로 인한 고통은 전국이 공통임에도 지급액에 차이를 두는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지원금 정책이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예산 편성은 정부의 광범위한 재량 영역이나,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 대상을 배제하거나 우대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는 얘기다. 목적에 비해 수단이 너무 과하다면 행정기본법 제10조가 규정한 '비례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유사 집단 간의 차별 여부와 정책 목적 대비 수단의 적절성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나아가 "정부가 세운 기준이 자의적이라면 재량권 일탈 및 남용으로 판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행정기본법 제9조는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지원금을 당장 주유소에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연매출 30억원이 넘는 매장에서 사용할 수 없는데, 특히 서울의 경우 가맹 대상 주유소는 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문제 보완 방안을 검토해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야권에서는 이번 지원금 지급 시점이 지방선거와 맞물린 점을 지적하며 "노골적인 매표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초과 세수를 활용한 민생 수혈"이라고 선을 그었다. 필요시 헌법상 '긴급재정경제명령'까지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내비쳤다. 결국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지급 기준의 합리성과 적법성에 대해 여야가 어디까지 합의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