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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사건 수사서 검찰 빠지나…중대 사건 공백 우려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3.30 11:25
수정 2026.03.30 11:34

단순 임금체불 사건, 처리 속도 빨라질 가능성

감독관 수사 역량 강화 교육 체계 정비 예정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월 1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현장 감독관과의 대화'에 참석해 근로감독행정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노동 형사사법 체계에서 검사 직접수사권이 73년 만에 처음으로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 사건 수사에서 검사를 배제하는 내용의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이 31일 국무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해당 법은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공포 후 8개월 뒤 시행되는 만큼 이르면 올해 말 제도가 가동된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찰개혁 기조가 노동 분야에도 적용되면서 73년간 이어온 노동 형사사법 체계가 바뀌게 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전체회의에서 ‘노동관계 법령에 대한 수사는 검사와 중앙노동감독관이 전담해 수행한다’는 문구 중 ‘검사’를 삭제한 수정안을 재적 15인 중 10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검사 직접수사권을 법안에 남겨둘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공소청법이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 법안을 먼저 손보는 것은 순서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법사위 심의 당시 “형사소송법, 공소청법, 사법경찰관 직무법 개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정안만 단독으로 시행되면 수사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수정안은 여당 주도로 가결됐다.


다만 검사 수사지휘권은 유지된다. 법무부가 지난달 24일 재입법예고한 공소청법 제정안에 노동감독관 등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검사 수사지휘권을 유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노동 사건은 노동감독관이 1차 수사를 전담하되 검찰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는 구조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이번 변화의 실질적 영향이 사건 경중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 단순 임금체불 등 경미한 사건은 그동안에도 검사가 직접 수사에 나서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 감독관이 사실상 수사를 진행하고 검사는 형식적 수사지휘를 하는 구조였던 만큼 절차 단순화로 처리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나 거액 임금체불처럼 기업 경영진 형사책임이 문제 되는 복잡한 사건은 상황이 다르다. 수사 단계에서 증거 수집과 법률 판단이 재판 결과에 직결되는 만큼 법리 오류를 교정할 통제 장치가 약화될 경우 수사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동감독관 역량 강화도 별도 과제로 남는다. 형법·형사소송법 이해 부족은 이미 현장에서 지적돼 온 사안이다. 감독관 1인당 수십 건 사건을 처리하는 구조에서는 충실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노동부 관계자는 “검사와 법리적 검토를 했던 부분들이 없어질 수 있으니 법률 자문을 얻는 방식으로 법리적 검토를 더 충실하게 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노동감독관 대상으로 사례 중심 교육을 강화하고 베테랑 감독관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현장 중심 교육 체계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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