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발 '공소취소 거래설'에 與 격노…金 '상왕 정치' 흔들리나
입력 2026.03.12 00:00
수정 2026.03.12 00:00
김어준 유튜브 거래설 제기…金 동조
발칵 뒤집힌 민주당…"근거 없는 낭설"
여권 최대 스피커에 공개 비판 이례적
'뉴이재명' 부상에 金 정치 영향력 축소
방송인 김어준씨.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갈무리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른바 '탈어준(탈김어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방송인 김어준씨가 1인 1표제 도입이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필요성을 주장할 때도 대응을 자제했던 민주당 의원들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거래설'이 제기되자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김씨의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발언 수위가 높아진 데다, 기존 '친김어준(혹은 친정청래)' 성향의 강성 지지층과 별개로 '뉴이재명'이라 불리는 새로운 지지층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김씨의 정치적 입지가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MBC 기자 출신 장인수 씨는 전날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 검사들에게 '대통령의 뜻이니 공소를 취소하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검찰은 이 메시지에 대해 '이재명 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위해 정부가 검찰 보완수사권을 거래 대상으로 제시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김 씨는 해당 발언에 대해 "큰 취재를 했다"고 말하며 동조했다.
이같은 발언이 유튜브 방송을 통해 확산되자 민주당에선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제는 찌라시 수준도 안 되는 음모론으로 이재명 정부를 공격하는가"라며 "정말 화가 난다"라고 적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황당함을 넘어서 기가 막힌다"고 했고, 강득구 최고위원은 "찌라시 수준의 소문에 불과한 주장을 근거 없이 방송에서 터뜨린 것은 명백한 정치 공세이자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은 "황당한 이야기로 도저히 있을 수 없고 가당치도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김씨 방송 발언을 두고 일제히 공개 비판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민주당 내부에서는 김씨의 영향력을 의식해 공개적인 비판이 거의 없었다. 김씨 유튜브 채널은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주요 시청자로 두고 있으며 구독자는 220만명에 달한다. 라이브 방송 시청자 수는 수만에서 많게는 수십만 명에 이른다.
정치 후원금이 필요한 국회의원이 후원 계좌를 들고 김씨 방송에 출연하면 후원금이 단기간에 채워질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특히 정치 신인들은 김씨 유튜브 출연이 공천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출연을 원하는 정치인들이 줄을 섰다는 이야기도 정치권에서 나왔다.
김씨가 1인 1표제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주장했을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내부 반발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 당대표 선거 과정부터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가까워진 김씨는 정 대표가 당내 반발 속에 추진했던 1인 1표제와 합당 구상을 적극 옹호했지만, 당시 비판의 화살은 주로 정 대표에게 향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김씨를 향해 공개적으로 비판을 쏟아내는 등 이전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씨 방송에서 제기된 '공소취소 거래설'이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데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등장한 '뉴이재명' 지지층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의식해야 할 대상이 '친김어준' 세력에서 '뉴이재명'으로 이동하면서 김씨의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방송에서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KBS 기자 출신 홍사훈 씨가 거래설 의혹이 사실이라면 "대통령 탄핵 사유"라고 주장하자 김씨는 "(거래설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검찰 측의 역공작 가능성을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