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 ‘심장’은 항공혁신…글로벌 경쟁력 강화 주력”[우주항공 어벤저스④]
입력 2026.02.28 07:00
수정 2026.02.28 07:00
[인터뷰] 한창헌 우주청 항공혁신부문장
첨단엔진 개발·성층권 드론 개발
‘미래항공기’ 글로벌 시장 선점 도전
“항공 산업 민간 경쟁력, RSP 중요”
우주항공청이 연구 중인 미래항공기 모습. ⓒ우주항공청
대한민국 우주항공 산업이 ‘추격자’를 넘어 ‘선도자’로 도약하는 변곡점에 섰다. 우주항공청(KASA) 개청 이후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로의 체질 개선을 서두르는 중이다.
데일리안은 대한민국 우주 경제의 4대 핵심 축인 ▲우주수송 ▲인공위성 ▲우주과학탐사 ▲항공혁신 부문의 수장들을 만나 우리 기술의 현재와 미래 비전을 묻는 연속 인터뷰를 기획했다.
마지막 순서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하늘길의 주역을 꿈꾸며 항공 산업의 ‘심장’을 뛰게 하는 한창헌 항공혁신부문장을 만나 우리 항공 기술의 자립화 전략과 미래 이동 수단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심장이 신체 구석구석에 혈액을 공급해 모든 장기가 원활하게 기능하도록 돕는 것처럼, 항공기 엔진과 핵심 기술은 항공 산업의 ‘심장’ 역할을 한다. 기술 혁신을 통해 항공 업계에 활기찬 에너지를 불어넣고, 항공 산업을 대한민국의 미래 주력 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우리 임무다.”
한창헌 우주항공청 항공혁신부문장은 항공 기술의 중요성을 인체 ‘심장’에 비유했다. 항공혁신 부문은 국가 항공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핵심 기술 확보를 진두지휘하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우주항공 산업 수출 중 항공 분야(기체, 엔진 등)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약 2조7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압도적이다.
항공혁신 부문은 올해 약 511억원 규모 예산을 투입해 핵심 부품 및 장비 국산화와 친환경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항공혁신 부문에서 임무설계 담당(프로그램)은 현재 첨단엔진 관련 기획과 개발을 맡는다. 특히 성층권까지 도달할 무인기(드론)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단연 항공 엔진이다.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가스터빈 엔진용 고강도 소재와 부품의 국산화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전기화 항공기용 고바이패스 터보팬 엔진 핵심 기술’, ‘구조물용 고강도 소재 부품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산업통상부, 국토교통부, 방위사업청 등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력하는 ‘첨단엔진 다부처 공동 개발 사업’을 통해 대규모 시험 기반시설 구축과 소재 부품 개발을 가속할 예정이다.
미래 하늘길 주인공 ‘AAV·성층권 드론’
항공혁신은 기존 항공기를 넘어 차세대 이동 수단인 미래항공기(AAV, UAM 등) 시장 선점에도 집중하고 있다.
미래항공기는 수소·전기·수소연료전지 등 대체에너지 기반 추진과 UAM(AAM) 같은 단거리·수직이착륙 기체, 그리고 MBSE(모델 기반 시스템 엔지니어링) 같은 설계 혁신이 핵심이다. 정부는 K-UAM 실증사업과 AAV 개발·실증을 5년간 7000억원 규모로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우주청은 AAV 핵심기술 개발·실증 사업을 2027~2031년 5년간 7000억원 규모로 추진한다. 우주청은 2030년 초도비행, 2031년 해양·치안 실증을 목표로 한다. 현재 AAV의 핵심인 항공용 배터리와 AI 기반 자율비행 기술 확보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성층권 드론도 관심 소재다. 성층권 드론은 태양광과 전기동력 기반으로 고도 10~50㎞에서 30일 이상 장기 체공하며 감시·통신·기상관측에 활용하는 무인기다. 국내에서는 EAV-4 등 기체 개발과 실증 플랫폼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한창헌 우주항공청 항공혁신부문장. ⓒ우주항공청
한 부문장은 “현재 장기 체공이 가능한 성층권 드론 개발과 함께, 글로벌 환경 규제에 발맞춘 지속 가능 열가소성 항공기 부품 등 친환경 소재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주력 사업으로는 엔진 분야에서 ‘전기화 항공기용 고바이패스 터보팬 엔진 핵심 기술 개발’과 ‘항공 가스터빈 엔진용 구조물 고강도 소재부품 개발’을 꼽을 수 있다.
한 부문장은 “국내 독자적인 민수용 고바이패스 엔진 모델을 확보하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항공엔진 핵심 소재, 부품의 국산화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관용 무인기 개발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기후 변화로 갈수록 복잡해지는 재해·재난 현장에 긴급 투입되어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고성능 무인기 개발을 추진한다. 이는 산림청, 해경 등 실수요 부처와 국내 기체 제조사가 협력하는 대표적인 민관 협력 모델이 될 전망이다.
한 부문장은 “산림청 해경 등 재난 현장의 최일선 부처와 소통해 실질적인 수요를 파악하고 동시에 역량 있는 국내 기체 제조사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국내 무인기 산업 경쟁력도 함께 끌어올리는 민관 협력 모델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민간 기업, 하청 벗어나 글로벌 파트너 성장해야”
한 부문장은 우주항공 기술의 민간 주도를 위해서는 민간 기업이 단순한 하청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파트너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RSP(Risk & Revenue Sharing Partner)’ 사업 참여를 제안했다.
RSP는 항공 제조 기업이 민항기 국제 공동 개발에 참여해 개발비를 분담하는 대신, 양산 시 해당 품목에 대해 20~30년간 장기 납품 권리를 보장받는 방식이다. 정부는 참여 기업의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R&D를 기획하고 지원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민간 기업 출신인 한 부문장은 “공무원 조직이든 민간 조직이든 항공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본질적 목표는 같다”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기술 채택은 이제 선택이 아닌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요소”라며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항공 산업을 자동차, 반도체를 잇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주력 산업으로 키워내겠다”고 약속했다.
